삼성을 비롯한 LG, 롯데, SK 등 재벌그룹들이 민주노총의 면담 요청을 거부해 재벌그룹과 민주노총간 회동이 무산됐다.
민주노총은 지난 3월말 삼성ㆍLGㆍ롯데ㆍSK 그룹에 이석행 민노총 위원장과 각 그룹 회장간의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6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LG그룹은 최근 경영계의 노사관계 전담 창구인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노사관계 주제 등에 대해 협의를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민주노총에 보내 양측간 회동을 사실상 거부했다.
삼성은 전략기획실 명의로 지난 3일 전달한 공문에서 "개별기업이 민주노총을 만나서 논의할 수 있는 내용이나 현안들이 많지 않다고 사료된다"며 "노사관계 및 경제사회현실과 관련한 주제에 관해 경영계의 노사관계 전담창구인 한국경총과 협의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LG그룹도 삼성과 유사한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고 롯데그룹과 SK그룹도 삼성그룹 등과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사관계의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에서 높은 위상과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삼성그룹 등 재벌그룹과의 대화가 필요하다"며 "이번주 중으로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재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올해들어 투쟁보다는 대화에 치중하면서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은 지난 3일 현재 작년 동기(10만8천395일)에 비해 58.7%나 급감한 4만4천80일에 그쳤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3월20일 박정인 수석부회장이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금속노조의 산별노조 전환에 따른 협력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당시 정몽구 회장과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현대차그룹측이 "정 회장이 현재 재판중인 만큼 전권을 위임받은 수석 부회장을 만나는 게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 박 부회장을 만났다.
(서울=연합뉴스) youngb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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