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기타


배너

이라크 부채탕감에 중동 국가들 온도차'

사우디 등, 탕감 대가로 수니파 인사 중용 요구



3일 이집트에서 개막된 이라크 지원을 위한 국제회의(ICI)에서 이라크의 부채 가운데 300억 달러를 탕감키로 했다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밝혔지만 주 채권국인 사우디 아라비아 등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회의를 주관한 반 총장은 3일 회의 뒤 "특정국들이 약속한 부채 탕감 규모가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면서 이 중에는 파리클럽 방식에 의한 불가리아와 중국, 사우디, 그리스 등이 한 약속이 포함되며 한국과 영국, 스페인, 중국, 덴마크 등의 신규 재정지원 공약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라크의 주 채권국인 사우디의 사우드 알-파이잘 외무장관은 부채 탕감에 대한 원칙론엔 동감을 표하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이 아직 논의중"이라며 선뜻 이라크의 부채 탕감을 약속하지 않았다.

게다가 양국 모두 부채 규모에 대한 정확한 기록조차 없어 이라크 측은 170억 달러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우디는 150억∼180억 달러 정도 될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여기에 쿠웨이트와 러시아 역시 이라크 부채 탕감안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이번 회의의 최대 성과물 가운데 하나인 이라크의 부채 탕감이 `알맹이'가 빠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쿠웨이트가 받아야 할 빚은 150억 달러 이지만 현 정부가 부채 탕감에 반대하고 있고 러시아 역시 아직까지 130억 달러의 대(對) 이라크 차관을 털어버리겠다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런 국가별 온도차에 대해 중동 정세 전문가들은 정치적 이유가 배경에 있다고 보고 있다.

중동의 수니파 국가가 시아파 주도의 이라크 정부에 아직까지 거리를 두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부채탕감을 조건으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중동의 다수를 차지하는 수니파 국가는 사담 후세인 정권 이후 축출된 이라크의 수니파 인사의 정치 참여와 정부 관리 재기용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서도 중동 국가들은 수니파를 포용하는 개혁을 하라는 의사를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에 강조했다.

게다가 이번 부채 탕감안이 미국과 유엔이 주도한 만큼 미국의 의도대로 조건없이 부채 탕감안을 따라가기 보다 이라크 문제에 있어 뭔가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가 미국에 의외의 쓴소리를 하면서 최근 불협화음을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방 선진 채권국 모임인 파리클럽은 이미 후세인 정권이 이란과 8년 전쟁에서 진 부채 등 1천억 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탕감했지만 아직 이라크는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라크 정부는 현재 미상환 부채가 줄잡아 500억 달러 정도라고 밝혔지만 620억 달러라는 `설'까지 있는 등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샤름 엘-셰이크<이집트>=연합뉴스) parksj@yna.co.kr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