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4일 중국 증시가 대공황이전 월가의 구두닦이의 에피소드에서 교훈을 얻어야한다고 밝혔다.
월가의 거부였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아버지는 어느날 월가에서 구두를 닦고 있다가 구두닦이들끼리 주식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주가 상승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후 미국은 1929년의 대공황을 맞아 주가가 폭락하게 된다.
이와 유사한 현상이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상하이(上海)의 환경미화원이 일약 '주식의 귀신'으로 둔갑해 큰 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객장에서 들려오고 있고 각 도시마다 '중국의 워렌 버핏'이 출현하고 있다.
산속에 도를 닦던 스님이 옷을 갈아입고 객장에서 나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또 7일간의 노동절 연휴에 그동안 번 돈을 갖고 해외여행을 나가는 사람들이 폭증했으며 아직 돈을 못 번 사람들은 연휴를 반납한채 '주식 속성반'에 들어가 주식 실전투자를 배우고 있다.
중국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대륙에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9천만명에 이른다. 13억의 인구를 감안하면 7%가 주식투자인구다.
올들어서만 1천100만명이 새로 계좌를 열었다. 매주 100만명 이상이 계좌를 열었고 하루 최고 31만명이 계좌를 텄다.
상하이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구(顧.52)모씨는 증권사직원들이 '주식의 귀신'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녀는 지난 10년동안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며 번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주식에서 벌었다.
스님도 주식투자에 나섰다. 중국의 한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이 스님은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며 세계를 이해하는 또다른 하나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 스님은 출가이전에 주식이 사기라고 생각했지만 출가후 절에 와서 향을 사르는 사람들로부터 모두 주식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듣고 수천위안을 마련해 친구에게 주식투자를 부탁했다. 그는 최근에는 마음이 급해져 직접 옷을 갈아입고 객장에 나가고 있다.
중국에서 주식광풍이 거세지면서 거품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8배, 선전 주식은 45배로 20배에 미치지 않는 홍콩주식에 비해 훨씬 과대평가돼있다.
중국의 주식투자열기는 주식시장 외에 마땅한 투자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예금금리는 너무 낮아 이미 주식의 단맛을 본 중국인들에게 양이 차지 않는다.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인 판푸춘(范福春)은 "모두 즐거울때 정신을 차려야 한다"면서 "증시에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투자회사인 머니 컨셉 인터내셔널의 아태지역 부총재인 루둥취앤(陸東全)은 "대륙증시가 아직 성숙된게 아니다"면서 "조정을 받을 것이며 이번에 조정은 지난 2월보다 훨씬 골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투자자협회연맹의 탄사오싱(譚紹興)은 3-6개월 후에 30%의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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