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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회생기회 `팬택 신화' 재현될까

채권단, 유동성 위기 따라 워크아웃 결정



`IT 벤처 신화'를 일구며 벤처기업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팬택계열이 유동성 위기로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통해 천신만고 끝에 패자부활의 기회를 잡게 됐다.

팬택은 지난 1991년 자본금 4천만원에 직원 6명에 불과한 영세 무선호출기 제조업체에서 연 매출 3조원의 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세계시장 공략을 위한 공격적인 전략으로 빚어진 유동성 위기로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됐다.

채권단이 19일 워크아웃을 결정함에 따라 팬택계열은 재무상태가 개선되고 자금이 수혈돼 정상화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이지만,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단순히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업체로 입지를 굳히려면 만만치 않은 시련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팬택 유동성 위기 왜 맞았나

지난해부터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노키아ㆍ모토로라ㆍ삼성전자ㆍ소니에릭슨ㆍLG전자 등 빅5의 시장 점유율이 80%를 넘는 등 과점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미 독일 지멘스 휴대전화 사업부가 대만의 벤큐에 인수됐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프랑스의 사젬도 모토로라에 인수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토로라 마저 기업 사냥꾼인 칼 아이칸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팬택 같은 후발 주자이면서 중간 규모의 업체는 비빌 언덕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팬택계열은 고유 브랜드 강화전략으로 2005년 3천억원을 주고 `스카이'라는 브랜드의 SK텔레텍을 인수했지만 내수 침체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팬택계열은 1997년부터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후 모토로라, 노키아 등 글로벌 업체의 ODM(제조업자 설계생산) 물량을 수주하면서 규모를 키워왔지만 2004년부터 자가 브랜드 사업에 나서면서 해마다 1천억원이 넘는 금액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이 시기는 모토로라가 `레이저폰'으로 대약진을 보이며 시장을 휩쓸던 시기여서 팬택계열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휴대전화 업체 VK의 부도 이후 금융권의 여신 관리가 강화되면서 팬택의 자금줄이 일시에 조여지자 결국 부도를 맞게 됐다.



◇워크아웃 개시 의미와 일정

이번 팬택계열의 워크아웃 개시 결정은 지난 2005년 12월말 구조조정촉진법이 만료된 이후 자율적으로 채권금융기관과 기업이 협력해 기업 회생을 도모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국가산업경제사에 의미가 크다.

특히 풀뿌리 서민 금융기관인 87개 단위 신용협동조합과 288개 새마을금고, 개인 단체 등 제2금융권 전체가 채무조정안에 동의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는 채권금융기관이 팬택 계열의 국민 경제적 가치와 16년간 쌓아온 기술 경쟁력과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팬택계열은 현재 2천564건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계류 중인 특허만해도 4천600여건에 이르는 등 명실상부한 기술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팬택계열은 워크아웃 개시 결정에 따라 앞으로 1개월 이내 채권단이 마련한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MOU)을 체결하게 된다. 팬택앤큐리텔과 팬택은 각각 다음달 8일과 9일 임시주총을 열어 감자를 결의하고 이어 이사회에서 출자전환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2011년까지 채권행사가 유예된다.

또한 워크아웃 기간에 신규 운영자금 1천200억원이 지원되며 총 4천558억원(팬택 1천512억원, 팬택앤큐리텔 3천46억원) 상당의 출자 전환이 이뤄져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 과정을 밟게 된다.



◇옛 영광 재현할 수 있을까

팬택계열은 워크아웃 개시 이후 주력시장의 전략모델을 중심으로 영업과 마케팅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수익성' 회복에 역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해외 수출의 기본 모델을 지난해 50여개에서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줄였으며 앞으로 미주, 일본 등 전략 시장 중심으로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 스마트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높여 모델 당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팬택계열은 특히 전략 시장 이외의 시장에 대해서는 제품 모델과 생산 규모를 과감하게 축소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방침이다.

내수 시장에서도 핵심 모델 위주의 제품 구성으로 수익성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3G(세대)시장의 비중을 전체 판매량의 30% 이상으로 끌어올려 미래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수익성 위주의 사업 방향은 다행히 최근 국내 휴대전화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통신사업자의 가입자 쟁탈전에 힘입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국내 시장은 KTF가 3G(세대) 시장에 올인하는 반면 SK텔레콤이 2G 시장 수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등 사업자간 경쟁이 달아올라 휴대전화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 시장의 경우 모토로라 등 해외 업체들의 1분기 실적이 2년만에 최악을 기록한 것에서 드러나듯 저가폰 범람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환경이 좋은 편이 아니어서 팬택의 해외시장 공략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이 대형업체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는 등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지만 팬택은 기술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금 흐름이 개선되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pc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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