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시간, 저예산으로 영화를 찍어내기로 유명한 김기덕 감독. 작은 비용으로 영화를 찍어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치밀한 계획을 세워 촬영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전작인 <시간>의 경우를 봐도 총 촬영회차는 17회였다. 17회차라는 촬영 회차에 혀를 내두르던 이들에게 김기덕 감독은 다시 10회차 완성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숨>은 15일간 9회의 촬영에 추가분 1회, 총 10회를 촬영했고 이러한 촬영 일정은 20번 이상 수정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작업을 이끌어내는 김기덕 감독의 능력은 명실공히 세계적으로 손꼽힘에 부족함이 없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짧아서 더욱 혹독했던 작업과정은 해외에서 촬영을 위해 한국을 찾았던 장첸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추운 겨울 날씨에 더욱 을씨년스러움을 드러낸 교도소에서 죄수복 하나 걸쳐 입고 영화를 찍어낸 장첸은 열흘 정도 한국에 체류하며 4회차 만에 모든 촬영분을 소화해내야 했다. 하정우 또한 나을 것이 없었다. 짧은 촬영 회차에 TV드라마 촬영까지 겹쳤던 그는 결국 5회차 만에 촬영을 마쳤다. 이같이 빠른 촬영의 진행은 출연하는 배우들뿐만 아니라 현장에 참여한 스태프들 모두에게도 엄청난 치밀함과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것을 가능케 했던 힘이 바로 김기덕 감독의 힘이고 그 힘을 받쳐주는 배우들의 힘, 또 스태프들의 힘이라 하겠다.
멈출 줄 모르는 뜨거운 창작열과 그에 못지않은 기민함으로 언제나 부족함을 남기지 않는 김기덕 감독의 행보는 <숨>에서 절정을 이뤘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치밀함과 집중력으로 완성된 김기덕 영화의 진수 <숨>은 4월 26일, 관객들 앞에 선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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