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최근 동아제약에 주식 맞교환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동아제약이 부자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틈을 타 동아제약을 인수합병(M&A)하려는 뜻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동아제약에 따르면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은 지난 9일 저녁 서울 모처에서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을 만나 두 회사의 자사주를 300억 원 어치씩 교환하자고 제안했다.
이 자리는 한미약품 측에서 먼저 만나자고 해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그 대신 이달 말 열리는 동아제약 주주총회에서 강 회장의 손을 들어주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 측은 현재 둘째 아들인 강문석 수석무역 전 대표 측의 경영 참여 요구에 직면해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여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몰려있다.
현 시가를 기준으로 300억 원 어치는 동아제약 지분 4%, 한미약품 지분 2.8%에 해당한다.
따라서 임 회장의 제안대로 주식교환이 이뤄질 경우 한미약품은 추가로 4%의 동아제약 지분을 확보하게 돼 현재 보유하고 있는 지분 6.27%와 합쳐 동아제약 지분이 10%를 넘게 된다.
한미약품이 충분히 동아제약을 인수합병(M&A)할 수 있는 지분이다.
한미약품은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우호세력을 내세워 현재도 동아제약 주식을 추가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제약업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임 회장은 2000년에도 고교 동창이 경영하는 한양정밀과 손을 잡고 동신제약 M&A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 한양정밀은 물론 동아제약의 지분 4%를 보유중이다.
한미약품 측으로서는 동아제약 경영 향방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겠다는 포석을 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측은 한미약품의 제안을 검토한 끝에 거절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제약은 한미약품의 움직임을 매우 위협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강 회장 측은 6.94%의 지분을 갖고 있을 뿐이다. 둘째 아들인 강문석 수석무역 전 대표 측 14.71%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
경영권 위협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여기에 한미약품 마저 가세함으로써 동아제약은 자칫하면 외부세력에 의한 적대적 M&A 벼랑 끝으로 몰릴 지도 모르는 위기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동아제약은 바깥의 M&A 의도에 맞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의 지지를 얻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고 보고 시장 설득 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강 회장이 갑자기 몰아닥친 봄철 꽃샘 추위를 어떻게 이겨낼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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