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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명 정부, ‘에너지 주권’ 블랙록에 팔아넘기나

블랙록의 태양광·풍력 ‘짬처리’…FTA 투자자보호 의무 노렸나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과 만나 한국을 아시아·태평양의 AI(인공지능) 수도로 만든다는 투자에 합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와 블랙록이 손을 잡고 ‘신재생에너지’ 기반 AI 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늘 그렇듯이 국내 언론은 정권에 아첨하는 장밋빛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소위 피도 눈물도 없는 월가의 초국적 금융자본이 뭐가 예뻐서 한국을 난데없이 AI 중심국가로 만든다는 것일까. 한국은 AI를 선도하는 국가도 아니고,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하기에도 열악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그런데도 블랙록은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AI 인프라를 한국의 태양광과 풍력으로 굴리겠다는 ‘감언이설’로 이재명과 손을 잡은 것이다.

○ AI 시대의 에너지 대안, 제2의 ‘원자력’ 르네상스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기를 태양광, 풍력 따위로 감당할 수 있을까. 이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자력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보다 몇 배의 전력이 필요한 AI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지구온난화도 막아야 한다는 절충점에서 나온 대안이 원자력이다. 신재생에너지에 집착했던 나라들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을 청정에너지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향후 25년 안에 원자력 발전량을 지금보다 4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는데, 소위 글로벌리즘 PC(정치적 올바름) 좌파로 분류되는 바이든 정권이 스타트를 끊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트럼프 정부는 바이든 정부가 3배 이상 늘린다는 걸 4배로 조정했을 뿐이다. AI 시대에 대비한 대규모 전력 확충이 명분이다. 유럽 역시 영국, 스웨덴, 벨기에 등이 탈원전 폐기로 돌아섰고, 신재생에 광적으로 집착했던 독일조차 지난 8월 원전을 저탄소 에너지로 공식 인정하고, 원전 수출국인 프랑스와 협력하기로 했다.

AI 선도 기업의 리더들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AI로 전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원자력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출신인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도 지난 5월 “앞으로 10년간 AI 산업의 가장 큰 도전은 에너지”라면서 “대만은 반드시 원전에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블랙록의 태양광·풍력 짬처리…글로벌 호구로 나선 이재명 정부

이런 세계적 흐름에 환경단체나 좌파들만 당혹스러운 게 아니다. 블랙록도 변화에 올라타야 했다. 블랙록은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소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의 선봉에 섰던 운용사다. 태양광·풍력 에너지 투자에 열을 올렸던 블랙록도 포트폴리오에 원자력을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원자력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3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펀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런 변화의 와중에 한국의 ‘얼치기 좌파’ 이재명 정권이 블랙록의 레이더에 걸려들었다. 아무리 원자력이 대세라지만 기존에 투자해놓은 태양광·풍력 분야를 놓칠 수 없다. 적당히 털어먹을 수 있는 경제 규모에, 원전을 터부시하고, 신재생에너지로 크게 해먹고 싶어 하는 이재명 세력이야말로 블랙록 입장에서는 태양광·풍력 투자를 ‘짬처리’할 수 있는 글로벌 호구로 떠올랐을 것이다.

AI는 그저 포장일 뿐이다. 블랙록은 윤석열 정부 때도 대규모 풍력단지를 전남 해안에 만들겠다며 10조원을 한국에 투자하겠다고 접근했다. 이때는 AI를 내세우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검토 끝에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지난해 블랙록의 투자를 거절했다. 그리고 1년 만에 정권이 바뀌자, 이번에는 AI라는 포장지를 내세워 ‘글로벌 호구’ 이재명 정부를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앞서 말했듯이 AI를 위한 ‘진짜 투자’는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곳과 협력해서 원자력 펀드로 하면 그만이다.

○ 한미 FTA 족쇄…블랙록에 갖다 바친 에너지 주권
     
이재명이 선언한 AI 펀드 150조원이 블랙록의 투자금과 결합해 그들만의 돈 잔치로 끝나고, 나라의 온 국토가 태양광과 풍력으로 훼손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블랙록의 투자가 한국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단단히 묶이는 것이 더욱 큰 문제다. 이재명 정권이 물러나도 되돌릴 수 없는 낙장불입으로 영원한 족쇄가 될 수 있다. 한미 FTA가 규정한 투자자 보호 조항 때문이다.

블랙록이 바보가 아닌 이상 한국의 태양광·풍력으로 AI 인프라를 만든다는 투자가 과연 성공할 수 있다고 기대할까. 하지만 투자를 시작하면 어떻게든 이익을 뽑아낸다는 계산은 섰을 것이다. 우선 중국의 태양광·풍력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해놓고 한국에 대규모로 수출하면서 이익이 날 수 있다. 그리고 뒤늦게 한국 정부가 현실을 깨닫고 에너지 정책을 바꾸기만을 기다릴지도 모른다. 그러면 한미 FTA의 투자자 보호 조항을 내세워 투자금의 몇 배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한국 정부에 청구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블랙록과의 AI 프로젝트는 국가 인프라의 민영화보다 더욱 악질적인 매국 행위다. 국가 에너지 주권을 통째로 월가의 금융자본에 팔아넘기기 때문이다. 한미 FTA의 투자자 보호가 독소 조항이라며 광분하던 한겨레, 경향, MBC는 왜 침묵하는 걸까. 민노총 등 수많은 좌파 단체와 환경 단체, 586 운동권 세력은 민영화보다 더한 이재명의 매국 행위에 왜 침묵하나. 나라가 어떻게 되든지 태양광·풍력 돈 잔치에서 떨어지는 달콤한 떡고물 때문에 침묵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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