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동아일보는 자체적으로 입수한 참여연대의 ‘1999년 사업보고 및 2000년 사업계획서’에서 2000년 주요 사업계획으로 ‘아름다운재단 설립’이라고 나와 있다 보도했다. 이는 아름다운재단은 박원순 개인의 작품이 아니라 처음부터 참여연대의 부대사업으로 기획되었다는 점을 입증해줄 수 있는 사안이다.
이제껏 박원순 후보가 실질적으로 이끌던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의 관계에 대해 일각에선 “참여연대가 대기업을 비판하면 아름다운재단이 기부금을 받는 식”이라고 비판해왔다. 그러면 박 후보 측은 “참여연대가 기업을 비판한 것과 그 기업이 아름다운재단을 후원한 것이 도대체 무슨 인과관계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박 후보 본인도 2006년 11월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변호사 시절엔 참여연대를 만들어 시민운동을 할 거란 생각은 전혀 못했고, 참여연대 시절엔 아름다운재단은 계획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아일보가 입수한 참여연대 계획서에는 2월에 컨설팅본부와 사무국 인원구성 등 조직구성을 하고 3, 4월에 각종 홍보물과 매체활용, 강연·교육을 통한 홍보 등 분위기 조성을 한다는 일정까지 들어 있다. 이 계획대로 아름다운재단은 2000년 출범했다. 기업을 비판하는 참여연대에서 기업의 돈을 받는 새로운 조직을 기획하고 설립한 것이다.
당시 참여연대 사무처장이던 박 후보는 2002년부터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과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를 맡으며 약 3년 간 양 단체의 수장을 겸직했다. 애초에 "참여연대 시절엔 아름다운재단은 계획도 없었다"는 발언 자체가 거짓인 셈이다.
박원순 후보는 2003년 6월 25일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을 사퇴하면서 “사회 기부문화 확산 운동을 벌이는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일을 충실히 하기 위해 참여연대의 공식 직함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당시 참여연대 관계자는 “참여연대와 완전히 인연을 끊은 것은 아니고 비공식적으로 조언은 계속 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참여연대 인사들과는 현재까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현재 박원순 캠프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송호창 변호사 역시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부소장을 맡은 바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대기업 비판의 첨병 역할을 하는 부설단체이다.
또한 이번에 하버드대 로스쿨 관련 박원순 후보의 입장을 지지한 이석태 변호사는 현 참여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김민영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이 박원순 캠프에서 정책을 맡고 있는 등, 박원순 후보 측은 여전히 참여연대 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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