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 무산으로 26일 사퇴의사를 밝힌 오세훈 시장을 뒤이어 다음 시장으로 사상 첫 여성 서울시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실시한 25일 긴급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음 서울시장감으로 한명숙 전 총리와 나경원 최고위원이 각각 1위(12.4%), 2위(10.6%)를 차지했다. 민주당의 추미애 의원(3.9%)과 박영선 의원(3.1%)이 3, 4위로 그 뒤를 이었다. 5위는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최고위원이 2.8%를 얻어 전체 5위를 차지했다. 1위부터 4위까지가 모두 여성이고, 원 의원이 남성으로는 유일하게 5위권 안에 들었다.
차기 서울시장 적합도에서 1위를 차지한 한 전 총리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불과 0.6%포인트 뒤져 시장 자리를 놓친 바 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유일하게 선두권에 오른 나 의원은 오차범위(±4.4%) 내에서 한 전 총리와 접전을 벌였다. 이번 주민투표에 '참여했다'고 답한 사람 중에는 나 의원이 서울시장에 적합하다고 꼽은 사람(19.7%)이 가장 많았던 반면 불참자들은 한 전 총리를 가장 많이 지지(19.6%)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40대에서 한 전 총리가 나 의원에 비해 두 배 안팎의 지지를 얻었고, 나 의원은 50대 이상에서 한 전 총리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이 밖에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2.3%, 가장 먼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천정배 최고위원은 1.9%, 김한길 전 의원과 유인촌 전 장관은 각각 1.0%포인트를 기록했다.
만일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사상 첫 여성 서울시장 탄생을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에게 석패한 한 전 총리가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재판 중이긴 하지만 동정여론 등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출마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고, 현역인 오 시장을 넘지 못해 고배를 마셨던 나 의원도 지난 7.4전당대회에서 확인됐듯 높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재도전 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과 박영선 의원도 야권의 다크호스로 점쳐진다. 이런 추세에서 여야 한곳이라도 여성 후보가 나온다면 다음 서울시장 경쟁은 여성대 여성의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차기 여성 첫 서울시장이 탄생한다면 차기 대통령을 노리는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성 시장과 여성 대통령은 아직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폴리뷰 박한명 편집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문에 박 전 대표가 서울 215만표를 잃어버리고 첫 여성 서울시장이 탄생한다면 박 전 대표로선 큰 난관을 만나게 되는 셈”이라며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오세훈 시장이 던진 주민투표 강수에 박근혜 전 대표란 거목이 연이어 타격을 받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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