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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연 이틀 ‘방관자’ 박근혜에 ‘불편’

‘우파와 거리두기’ 박근혜 ‘틈새’ 장악한 오세훈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언론의 관심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집중된 가운데 조선일보가 연 이틀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김대중 고문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박 전 대표측이 소극적·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과연 같은 정당 소속인가를 의심할 정도로 오 시장을 길길이 씹는 그들의 비공개 언급을 보면 그렇게 야비해 보일 수가 없다”며 직격탄을 날린데 이어, 23일에는 정치부 최경운 기자가 ‘기자수첩’ 코너를 통해 미국 외교 전문지에 글을 기고한 박 전 대표를 직접 비판했다.

최 기자는 박 전 대표가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9·10월호에 '새로운 한국: 서울과 평양 간 신뢰 구축하기'란 제목의 글을 기고한 사실을 언급하며 “박 전 대표가 굳이 지금 시점에서 자신의 외교·안보관을 외국 학술지를 통해 발표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국민은 그동안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생각을 들어볼 기회가 없었다”면서 “지난해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시켰을 때도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입장을 속시원히 밝히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생각을 굳이 미국의 외교 전문지를 통해 밝힌 것은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직접적으로 밝힐 경우 현 정권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했을 수도 있다” “이번에도 외국 학술지라는 우회로(迂回路)를 통해 이명박 정부와는 차별화된 자신의 대북정책을 조심스럽게 밝힌 것일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하지만 외교·안보문제는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안위에 직결되는 사안이다. 박 전 대표가 북한 정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북핵문제와 천안함·연평도 사과 문제가 꼬일 대로 꼬인 대북정책을 어떻게 타결해 나갈 구상인지 박 전 대표의 진솔한 설명을 듣고 싶은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힐난했다.

박 전 대표가 먼저 그의 대북관에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국민에게 자신의 외교·안보철학을 상세히 설명하지 않고 미국을 통해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인 셈이다.

최 기자는 그러면서 “포린어페어스는 올해 초 박 전 대표 측이 기고와 관련해 연락을 취해 왔으며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 과정을 통해 게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면서 “외국 전문지의 그런 심사를 통과했다고 해서 박 전 대표의 대북정책이 국내에서 공인(公認)받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전날 김대중 고문도 <'나쁜 정책'은 있을지언정 '나쁜 투표'는 없다>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번 주민투표는 이미 정책상의 옳고 그름이냐에 대한 판단이라는 초점을 일탈해버렸다. 그것은 크게는 보수·우파와 좌파·진보의 이념적 대립의 상징물이 돼버렸고 작게는 한나라당의 총선·대선 흐름의 전초전으로 변해버렸다”면서 친박계를 맹비판했다.

이 같이 연 이틀 계속된 조선일보의 ‘박근혜 겨냥’은 박 전 대표에 대한 불만이 오랫동안 쌓여온 우파진영의 분위기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낙동강 전선’을 지키기 위해 서울시장 직을 걸며 배수진을 친 오 시장이 ‘보수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등 우파진영의 새 아이콘으로 떠오른 것도 이런 영향이 크다. 그 덕분에 오 시장은 최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 주간 정례조사 결과, 차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에 올라서는 저력을 과시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우파단체의 항의방문까지 받는 처지가 됐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우파단체 회원 150여명은 22일 박 전 대표 삼성동 자택 앞에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독려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무상급식 투표율이 33.3%를 넘지 않아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하면 대한민국이 위기에 처한다"며 "박 전 대표가 나서 투표에 참여해 줄 것을 서울시민에게 요청하면 대한민국이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박 전 대표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했다. 우파매체에는 투사의 이미지를 얻은 오 시장과 박 전 대표를 직접적으로 비교, 성토하는 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선명한 우파입장보다는 복지 화두로 중도 및 온건 좌파층까지 공략하고 있는 박 전 대표로서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막판 번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실장은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 복지에 대해 제법 우호적인 스텐스(입장)로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행보를 보였는데, 오 시장 편에 서면 자칫 무상급식을 축소하자는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다”며 “투표율이 33.3%를 넘겨 주민투표가 성사될지에 의문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지원사격에 나서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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