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가 발표한 ‘EBS 한국 근현대사 강의 모니터링 보고서’를 근거로 보도한 조선일보에 대해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힌 최태성 대광고 교사에 대해 공언련이 8일 반론글을 게재했다.
공언련 이재교 공동대표는 “사회적 공기(公器)이자 공영방송인 EBS는 개인들의 사상 자유를 표현하는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공적인 장(場)이라고 생각했기에 분석한 것”이라며 “우리가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최 교사의 사상이나 신조가 아니라 공영방송 EBS의 강의 내용 그 자체였다는 사실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고 반박했다.
이 공동대표는 “만약 최 교사의 생각을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강좌 전체를 분석했어야 마땅하다. 더 나아가 최 교사가 다른 곳에서 한 강의, 평소의 언행 등도 분석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최 교사의 생각이 아니라 강의 자체에 존재하는 문제점을 분석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 교사가 자신의 전체 강의 중 일부 지엽적 사실만을 언급해 자신을 좌편향으로 몰아갔다며 반발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그는 “우리는 최 교사의 강좌 중 1차로 33강과 34강을 분석했다. 그 계기는 이 강의내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를 분석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각 강좌는 독립적으로 성립하고, 학생들이 각 강좌의 일부를 선택하여 들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33강, 34강에서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설령 예컨대 다른 강좌에서 김일성이 전범이라고 지적한 사실이 있다 하여 그 문제가 소멸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라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이어 최 교사의 반박에 대해 조목조목 재반박을 이어간 뒤 “우리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EBS 강의 내용은 1) 사실왜곡 사례 2) 왜곡된 분단책임론 3) 왜곡된 6.25전쟁론 4) 反한 親북적 시각 5) 反이승만 親김일성 시각 6) 좌파적 시각 7) 정보의 상호충돌 8) 본말 전도적 시각 9) 反미 親소적 시각 등으로 9가지의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조선일보에서 기사화하여 논점이 된 것은 이 중 세 가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최 교사의 전 강의를 경청하겠다. 최 교사도 기사에 한정하지 마시고 우리의 분석보고서를 전체적으로 보아주기를 희망한다”며 “On-line이던 Off-line 이던 최 교사가 편한 방법으로 토론이 지속되어 우리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학습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역사가 제대로 인식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공언련의 반론글 전문
최태성 교사의 글에 대한 공언련 공동대표 이재교의 반론
8월 3일 공언련 모니터팀의 EBS 현대사강좌 분석을 조선일보가 인용하여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최 교사가 정성스런 견해를 밝혔습니다.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후 좋은 토론이 이어지길 희망합니다.
최 교사의 견해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본격적으로 말씀드리기에 앞서 ‘이념이라는 굴레에 우리가 갇혀버리면 인류애라는 보편적 가치가 실종된다’는 최 교사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조국으로 삼고 있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그 어떤 이념의 굴레가 아니라 우리의 공동체인 대한민국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길이 무엇인가라는 기준을 근거로 판단하였음을 확인해 둡니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최 교사의 사상이나 신조가 아니라 공영방송 EBS의 강의 내용 그 자체였다는 사실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사회적 公器이자 공영방송인 EBS는 개인들의 사상 자유를 표현하는 공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공적인 場이라고 생각했기에 분석한 것입니다. 즉, 최 교사의 개인의 생각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EBS를 통한 강의내용을 분석한 것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만약 최 교사의 생각을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강좌 전체를 분석했어야 마땅합니다. 더 나아가 최 교사가 다른 곳에서 한 강의, 평소의 언행 등도 분석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그러지 아니하였습니다. 최 교사의 생각이 아니라 강의 자체에 존재하는 문제점을 분석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최 교사의 강좌 중 1차로 33강과 34강을 분석하였습니다. 그 계기는 이 강의내용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를 분석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각 강좌는 독립적으로 성립하고, 학생들이 각 강좌의 일부를 선택하여 들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33강, 34강에서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설령 예컨대 다른 강좌에서 김일성이 전범이라고 지적한 사실을 있다 하여 그 문제가 소멸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최 교사의 반박글에 대한 우리의 의견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6.25전쟁 책임론에 대하여
“이건 북한의 주장을 설명한 겁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 그들의 착각이라고 표현했는데 그걸 왜 빼시는지” / 최교사의 견해
1-1) 최 교사가 ‘착각’이라고 표현한 것은 북한의 식민지민족해방론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애치슨라인에서 한국이 누락되자 미국이 한반도를 포기했다고 김일성과 소련 등이 착각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식민지민족해방론이 착각이었다는 언급은 아니라고 우리는 분석했습니다. 문맥상 최 교사의 반박은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최 교사의 실제 의도가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강의록의 문맥상 식민지해방론이 착각이었다고 설명한 것으로는 도저히 해석되지 않습니다.
1-2) 우리는 6.25전쟁 관련하여 세 가지 견해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북한식 민족해방론, 브루스커밍스식 수정주의론, 전통주의적 입장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강의 내용에는 6.25전쟁에 대해 북한식 민족해방론이 주로 소개되어 있고, 수정주의론과 이승만의 북진통일론이 간단하게 언급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비판한 핵심은 최 교사가 북한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전쟁정당화 입장을 압도적으로 많이 소개하고, 정작 주요한 내용인 김일성과 소련이 얼마나 치밀하게 6.25전쟁을 준비했는지에 대한 소개가 전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소련의 기밀문서 등이 드러나 김일성과 스탈린 그리고 모택동이 사전에 치밀하게 모의하고 준비한 후 6·25를 일으킨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북한 측 식민지해방전쟁의 입장을 압도적인 비중을 두고 소개하는 것은 공영방송에서 다루어지기에 부적절한 내용이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입니다.
2) 농지개혁에 대해
“남한의 농지개혁이 더 개혁적이라고 말한 교사가... 강의 전체를 들으시길...” (40강) / 최 교사의 견해
최 교사는 우리가 분석한 34강 내용에 대한 반론으로 40강의 사례를 들고 있습니다. 이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앞서 밝혔듯이 우리가 분석한 대상은 34강이었지 40강이 아닙니다.
다만, 분배농지의 면적이 “남한은 3정보, 북한은 5정보니 남한이 더 개혁적”이라는 코멘트는 거의 비웃는 것으로 들립니다. 그런 기준으로 어느 쪽이 더 개혁적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터무니없기 때문입니다. 남한이 3정보인 것은 북한에 비해 인구에 비해 농지가 부족했기 때문일 뿐입니다. 개혁성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항이지요.
34강에서 우리가 지적한 부분을 다시 한 번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세 가지 점을 지적했습니다. 첫째, 강의된 내용은 가장 중요한 용어설명에서부터 사실과 달랐습니다. 북한 농민이 분배받은 농지는 매각이 영구 금지되었습니다. 매각이 금지된 권리는 소유권일 수 없습니다. 경작권에 불과합니다. 둘째, 농지개혁과 이승만에 대한 폄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였습니다. 셋째, 강의를 보면 북한의 토지개혁이 더 민주적이라는 취지의 설명은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토지를 분배받은 농민은 매년 수확량의 20-30%를 현물세로 납부해야 했고, 남한의 농민은 1년 수확량의 1.5배를 토지대금으로 5년간 상환해야 했지만 세금을 내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남북 모두 유상분배인 것입니다. 남한농민은 5년만 내면 되는데, 북한농민은 10년이든 20년이든 계속 내야합니다. 세금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남한은 유상몰수 유상분배, 북한은 무상몰수 유상분배였지만 최 교사가 지적한 바와 같이 몇 년후에는 집단농장으로 경작권도 박탈당합니다. 어느 것이 더 민주적이고 개혁적인 개혁일까요?
최 교사는 우리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34강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우리도 차차 40강을 보며 인식을 넓혀갈 것이라 말씀드립니다.
3) 여수-순천 사건에 대한 서술에 대해
“남로당이 침투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는 왜 빼시는지... 전체적 맥락은 6.25 전쟁 동족상잔의 비극의 서곡을 알리는...” / 최 교사의 견해
우리는 이 사안에 대해 본말이 전도된 내용이라고 지적하고 아래와 같이 분석하여 제출하였습니다. “4.3사건과 여수순천 군사반란 사건은 남한 좌익이 대한민국의 성립을 저지하거나 부정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일으킨 사건이며, 이 사건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양민이 많이 희생되었던 가슴 아픈 사건이다. 그런데 강의자는 이 같은 본질은 매우 부분적으로 참으로 간략하게 다루고, 무고한 양민이 한국 정부에 의해 무차별적으로 학살되었다는 부분만 매우 선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우리가 낸 것은 분석보고서이이며 강의원본은 첨부자료입니다. 따라서 분석보고서에는 우리가 보기에 전체적인 맥락에서 핵심적인 부분만을 인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남로당이 4.3사건과 여순군사반란을 왜 일으켰는지에 대한 서술이 있었다면 우리의 분석보고서에도 그것이 언급되었을 것입니다만 강의의 대부분을 한국군과 서북청년단이 무고한 양민을 어떻게 죽였는가를 선정적으로 설명한 후 남로당의 책임에 대해서는 “이 제주 4.3사건도 마찬가지고, 여수 순천사건도 마찬가지고 분명히 이 사건들 속에는 이 남로당, 좌익세력들이 분명히 여기에 침투해 있어요. 그래서 선전 선동을 하고 있는 그런 과정이었지만 그들을 쏙아내는 과정속에서 무고한 시민들 역시 희생을 당했다는 이야기죠.”라며 매우 간략하게 언급합니다.
단 하나의 문장속에서 그나마도 양 사건이 남로당이 조직적으로 일으킨 사건이라는 본질문제는 모호하게 언급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강의에 대해 사건의 본질은 참으로 간략하게 다루고 무고한 양민이 한국 정부에 의해 무차별 학살되었다는 내용이 주로 되었다고 분석한 것입니다.
최 교사께 제안합니다.
우리가 분석대상으로 삼은 EBS 강의 내용은 1) 사실왜곡 사례 2) 왜곡된 분단책임론 3) 왜곡된 6.25전쟁론 4) 反한 親북적 시각 5) 反이승만 親김일성 시각 6) 좌파적 시각 7) 정보의 상호충돌 8) 본말 전도적 시각 9) 反미 親소적 시각 등 9가지의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조선일보에서 기사화하여 논점이 된 것은 이 중 세 가지입니다. 전체적인 분석보고서를 원하신다면 공언련 홈페이지를 방문하셔도 되고 이메일 통해 받으셔도 됩니다.
우리는 서두에 최 교사의 반박글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한 바 있습니다. 대개 이런 문제제기를 하면 이후 더 이상의 토론이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해 참으로 가슴아프게 생각해 왔습니다. 우리가 최 교사의 반박글에 감사드리는 것은 토론의 실마리가 열렸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최 교사의 전 강의를 경청하겠습니다. 최 교사도 기사에 한정하지 마시고 우리의 분석보고서를 전체적으로 보아주기를 희망합니다. On-line이던 Off-line 이던 최 교사가 편한 방법으로 토론이 지속되어 우리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학습하는 데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역사가 제대로 인식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2011.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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