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는 20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와 공동으로 지난 17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37.9%를 기록한 박근혜 전 대표와 11.8%를 기록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이어 11.3%를 기록해 야권 지지율 1위 자리를 내놓았다. 4월에 실시한 같은 기관의 조사보다 무려 5.2% 하락한 수치였다. 여로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7월 첫째 주 조사에서는 손 대표의 지지율이 8.9%로 10%대에도 이르지 못했다.
물론 모노리서치 조사에서는 야권의 예비후보군 가운데 한명숙 전 총리와 정동영 의원은 제외하고 조사했기 때문에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조사보다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야권 후보 가운데 제 1야당의 손학규 대표가 야인에 가까운 문재인 이사장에 추월당한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특히 유시민 참여당 대표가 6.1%의 지지율을 얻었기 때문에, 손대표의 지지세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문 이사장과 유대표의 경우 지지율이 겹치기 때문에 둘 중 누구 하나라도 대권을 포기한다면 지지율을 보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으로 보면, 이미 손대표는 문재인 이사장이나 유시민 대표에 절대 열세인 처지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호남 유권자들의 판단은 크게 변하고 있다. 호남지역의 문재인 이사장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달에는 4.4% 이었지만 이번 달에는 21.4%로 급상승했다. 반면 손학규 대표는 지난달 48.1%였지만 이번 달에는 21.4%가 하락한 26.7%를 기록했다. 호남에서 손대표가 계속 밀린다면, 의외로 대권주자 반열에서 빨리 탈락하는 수도 있다.
다른 기관의 조사에서도 손대표의 약세는 마찬가지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7월 둘째 주 주간 정례조사 결과, 박근혜 전 대표 33.4%, 손학규 대표가 9.9%, 유 대표가 9.5%, 문재인 이사장 6.7%로 나타났다. 유 대표에 0.4% 차이로 추격당했고, 문 이사장과 유 대표의 지지세를 더하면 손대표를 멀찍감치 따돌린다.
손대표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 우파언론에서는 관심을 갖고 있지 않고 있고, 좌파언론 역시 아직은 분석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이뉴스24의 “손 대표는 4.27 재보선 승리 이후 야권의 대표주자로 떠올랐으나 한-EU FTA, KBS 수신료 인상 관련된 혼선 속에서 제1야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을 보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지율의 지속적인 하락을 겪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좌파언론 혹은 좌파진영의 시각을 보여준다. 손대표가 좌파 노선에서 자주 이탈하면서 한나라당 티를 벗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세를 맞았다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손대표는 한국노총을 방문하고, 민주노총 단식 농성장에서 대기업을 비판하는 등 친 좌파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일찌감치 사상전향을 통해 가장 강경한 좌파 인물이 된 정동영 최고위원의 지지율이 2-3%대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친 좌파 행보가 지지율 상승의 동력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특히 손대표는 15년 한나라당 경력 탓에 오히려 중도층의 표심을 통해 분당에서 당선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험한 선택일 수도 있다. 친 좌파 행보는 손대표의 최대 장점마저도 희석시키며, 더욱 더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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