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천안함 관련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조 후보자는 28일 있었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인가’라는 의원들의 질문에 "북한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면서도 “북한 소행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말인가”라고 재차 질문을 받자 “정부 발표를 신뢰하나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에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1959년생인 후보가 직접 보지 못한 6·25는 남침인 것으로 확신하면서 천안함 폭침은 직접 보지 못했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의 국가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1980년대 중후반 기고한 글에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의 법은…독점자본의 이해관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한반도에 대소(對蘇) 전진기지를 건설하고자 하는 미 군정의 절대적 영향하에 수립된 이승만 정권'이라는 구절이 나온다는 점을 들어 조 후보자가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당시에는 지금처럼 자유롭고 민주화된 나라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네 차례의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하는 등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한편, 천안함 폭침에 대해 조 후보자가 “(북한의 소행인지)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황당, 경악하는 모습들이다.
김모씨는 “이런 인간이 법조계에 있으니 나라가 이 지경이다. 직접 보지 못했으니 안중근 의사가 히로부미 저격한 사실도 안 믿겠군”이라고 황당해 했고, 신모씨도 “그럼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은 직접 체험해 습득한 것인가? 이순신 장군이 명랑해전에서 승리한 것도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게 뭐가 다른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신 것도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해라”고 비판했다. 양모씨는 “눈으로 안 본 것은 못 믿겠다. 이 세상 온갖 범죄 눈으로 보고 재판한 일 있나”라고 꼬집었다. 정모씨 역시 “이 분의 논리라면 아무도 유죄니 무죄니 판결을 해선 안 된다. 보지 못했는데 그까짓 증거가 무슨 소용이 있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자유자재의 위장전입 사실보다 ‘직접 보지 못해 확신할 수 없다’는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발언은 사실상 법관으로서 자격을 의심받을 수 있는 치명타 수준의 발언이라 볼 수 있다.
네티즌들의 지적처럼 아무리 많은 증거와 자료가 뒷받침되어도 본인이 보지 않아 확신할 수 없다면, 직접 보지 않은 수많은 사건에 대해선 그 어떠한 증거와 자료가 있어도 변호도, 판결도 할 수 없다는 게 논리적인 귀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조 후보자의 발언은 지금까지 본인의 경력 전체를 의심받을 수 있는 심각한 발언임이 틀림없다.
한편, 이 같은 사안의 심각성 때문에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의원 상당수가 조 후보의 도덕성과 국가관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본회의 인준 표결에서 반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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