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14일 국민 절반 이상이 박근혜 전 대표의 집권을 ‘정권 교체’로 여긴다는 13일 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에 대해 “옛날 김영삼 대통령도 민자당 들어가서 민정당과 손잡고 민자당 만들고 나서 자신이 대통령 됐는데 정권교체라고 했다”며 “이런 허위의식은 다 있다”고 일축했다.
유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를 통해 “만약 박근혜씨가 한나라당 후보로 나와서 대통령이 된다면, 대통령 이름만 바뀌는 거지 정책은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이 하는 것과 똑같다고 본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 대표는 "기본적으로 박근혜씨와 이명박 대통령 사이에서는 거의 아무런 의미 있는 정책의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것이 객관적 사실인데 다만 정치적으로 친박이다 친이다 대립하니까 그런 허상이 생기는 것"이라며 “이런 내용들은 선거가 임박해 국민들의 평가를 받게 되면 그 때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좌파정당들과의 통합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유 대표는 이들 정당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혹은 다른 정당들도 무오류의 정당은 아니”라며 "그런데 그것을 신앙고백 하듯이 타인 앞에서 공개적으로 말로 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조금 헌법이 보호하는 양심의 자유에 침해가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지지층 의사에 반해서 한미 FTA를 추진했다"며 “그 문제에 대해 우리가 좋아하고 따르는 대통령이 우리의 생각과 다른 정책을 할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게 현명한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수많은 정책분야 가운데 지지자들이 싫어하는 정책을 한 가지 했다고 해서 바로 지지철회를 해 버리면 좀 어렵지 않느냐. 그 당시에도 많은 고민을 했고 지금도 이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과 성찰 또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노 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한미FTA에 당시 유 대표는 반대했던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유 대표는 2007년 3월 26일 워싱턴의 뉴아메리카 재단 강연에서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가 “기본적으로 개방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제도를 바꾸는 측면이 강해 외환위기 당시 못지 않은 효과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참여당을 창당한 이후인 2010년 11월 11일에도 "자유무역협정(FTA) 자체는 필요하다"며 "미국이 우리보다 센 나라이기 때문이 이익이 없다는 논리로 한미FTA를 반대하는데 그럼 우리보다 약한 중국, 인도와 FTA도 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중국과 인도에 손해를 끼치면서 이익을 보겠다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고 여전히 한미FTA 찬성론을 주장했었다.
이날 인터뷰 내용은 한미FTA에 대한 유 대표의 가치관이 180도 달라진 것으로 해석 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때 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 대표가 노 정부의 대표적 성과인 한미FTA에 대해 ‘우리의 생각과 다른 정책을 할 때’라는 말로 노 대통령과 자신을 분리시키려는 태도는 좌파정당과의 통합을 상당히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가치 계승’을 주장하는 유 대표로서 맞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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