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과 진보신당의 합당안에 대한 해석에 이견이 나오고 있다. 발단은 진보신당의 조승수 대표가 두 차례에 걸쳐 라디오에 출연하여 “3대 세습 문제는 우리 국민들의 정서와 일반 민주주의 정신에서 비춰볼 때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확인했다, 아무리 북한 체제 내부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우리 국민 다수가 이해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을 우리 진보정당이 분명히 인식했다”고 밝히면서부터이다.
이에 이정희 대표는 조승수 대표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항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승수 대표가 같은 발언을 또 다시 반복하자 이정희 대표는 6월 9일 조승수 대표를 겨냥하며 공개글을 발표했다.
<합의문은 “새로운 진보정당은 6.15 공동선언에 따라 북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의 권력승계문제는 국민 정서에서 이해하기 어려우며 비판적 입장을 밝혀야한다”는 견해가 있음을 존중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강기갑 노회찬 추진위원장님들과 함께 그 뜻에 분명히 합의했습니다. ‘북의 체제를 인정’한다는 것은 새로운 진보정당 자체는 권력승계문제에 대해서도 6.15 정신에 따라 이 입장을 취한다는 뜻이고, 따옴표 안에 들어있는 것은 당내 의견의 하나로서 소수의견 존중의 원칙에 따라 ‘존중’되는 것으로 이 의견을 놓고 토론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요>
이정희 대표는 6.15 공동선언에 입각하여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도 입장을 취하고, 세습에 대한 비판 의견은 소수의견으로 존중할 뿐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이러한 이정희 대표의 공개글은 6월 11일 진보신당의 합의안 통과를 위한 전국위원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애초에 통합을 반대해온 진보신당 독자파들은 오히려 이정희 대표의 해석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진보신당 게시판의 아이디 평검사는 “합의문 내용의 해석만 놓고 본다면 이정희의 말이 맞습니다. 쪽팔리게 조승수가 왜곡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정희가 경기동부 애들의 압력을 받아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정당 양쪽에서 편리하게 해석하는 해석의 양가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북한 애들 처럼 녹취록 공개하겠다고 그러는지 아는지 모르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고, 아이디 혜성은 “아무리 주사파를 싫어하는 나도 솔직이 이 글만큼은 이정희가 옳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합의안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얘기하고 동의를 구하든지 말든지 해야지, 합의안을 가결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내용을 왜곡한다는게 말이 되나?”며 오히려 자당의 조승수 대표를 비판했다.
이 때문에 진보신당 내에서는 결국 민노당과 이정희 대표 측이 진보신당 내에서 합당안이 부결되고, 조승수, 노회찬, 심상정 등 스타급 정치인만 선별복당시킨 뒤, 유시민 세력과의 통합에 전력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정희 대표의 "당원들 앞에 있는 그대로 말해주십시오. 지금 당장은 조대표님 인터뷰처럼 이해하는 당원들이 많아지면 합의문 통과가능성이 커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갈등의 씨앗입니다."라는 주장에 조승수 대표가 별다른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