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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자유주의, 한나라당 보수주의가 맞아"

본지 변희재 대표, 애국교실 언론특강 마지막 강의

애국교실 언론특강이 드디어 제10강을 끝으로 두 달 반의 일정을 마무리 지었다. 3월 22일 여의도 금산빌딩 412호에서 열린 마지막 강의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맡았다. 이날 '언론과 사상' 주제의 강의에서 변 대표는 최근 신문.방송에서 오남용 되고 있는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자유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등 이념지형도와 용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사용을 강조했다. 변 대표는 특히 역사적, 학술적 근거가 뒷받침 되지 못한 채 자의적으로 해석,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이러한 용어들이 이념적 혼란뿐 아니라 사회적 혼란까지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변희재 대표는 “한국은 쉽게 보수언론, 진보언론으로 구분하는데 사회과학적으로 좌파, 우파라는 단어는 매우 스스럼없는 단어”라며 “한국은 좌파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려고 한다. 문제가 안 되는데도 쓰지 않는다는 것은 정체성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확하게 하자면 ‘~주의’로 써야하지만 통으로 묶어 좌파언론, 우파언론으로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한국적 특수사항인 북한 문제 개입 때문에 한국은 까다로운 점이 있다. 그러나 이것을 제외하면 미국, 유럽과 차이가 없다”며 미국 정치학자 폴 슈메이커 캔자스대 교수의 저서 ‘진보와 보수의 12가지 이념’을 참고해 설명했다. 이 책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12가지 이념을 비교한 정치철학 개설서로, 우파를 전통적 보수주의, 현대 보수주의, 급진적 우파, 극단적 우파로 나누고 좌파는 급진적 좌파, 극단적 좌파, 아나키즘, 마르크스주의, 공산주의 등으로 세분화해 설명해 놓았다.

변 대표는 ‘극단적 좌파’로 공산주의, 생태주의, 여성주의 등을 꼽으면서 이는 현실에서 구현되기 어려운, 실천력 없는 이념으로서만 존재하는 주의라고 정의했다. 또 ‘급진적 좌파’는 본질적 사회개혁을 구현하지만 제도권 내 구현을 목표로 한다면서 사회주의가 이에 속한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사회주의는 시장경제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면서도 무거운 세금과 보편적 복지 즉 가진 자들의 돈을 뺏어 없는 사람들에게 주겠다는 것으로, 프랑스, 스웨덴이 이 노선으로 집권해 정책을 구현했다”면서도 “프랑스는 현재 사회주의 정책을 실현했던 좌파가 우파에 밀리는 모양새”라며 “한국은 민주당 주장대로 복지정책을 할 경우 10년 안에 끝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라이트는 그저 수구꼴통 이미지를 벗겠다는 포장에 불과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주창하는 ‘진보적 자유주의’란 정체불명의 용어가 논란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변희재 대표는 자유주의에 대한 적확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변 대표는 “폴 슈메이커 교수의 책에서 자유주의는 레프트(좌파)에 들어간다. 미국의 경우 좌우로 구분할 때 자유주의는 좌로 보는데, 편하게 보자면 중도에 해당된다”면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시장주의를 공통노선으로 하지만, 세분화 한다면 자유주의의 시초가 국부론이란 점에서 고전적 자유주의이고, 보수주의는 18세기 프랑스 대혁명 비판을 토대로 유럽 사회의 전통적 가치를 지키자는 의미에서 태동됐는데, 소수의 사회 엘리트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솔선수범해 보수적 가치를 구현하자는 도덕적 가치로 이게 시장경제라는 합의하에 쭉 내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유주의는 전통적 가치와 기독교 가치 외에 좀 더 폭넓게 가치를 포용하는 것으로 다양성을 추구한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미국에선 1900년대 카네기 등 독점 재벌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는데, 이때 공정거래법이 나오게 됐다”며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진했던 이때의 정책을 ‘혁신주의(progressive)’라고 한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특히 1900년대 초 미국에서 전개된 정치·경제·사회 개혁 운동의 특정 흐름인 progressive를 ‘진보주의’로 부르는 것은 명백한 오류이며 용어의 혼란을 가져온다고 경계했다. 이어서 변 대표는 극단적 우파로 기독교 원리주의와 이슬람 원리주의를 꼽았다.

변 대표는 이어진 자유주의 설명에서 “한국에서 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세력이 누군가를 따져보자. 언론으로 살펴보자면, 전통을 따지는 조선일보는 보수주의라고 구분하기 쉬운데,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명확히 부르기 어렵다”면서 “자유주의 전통이 있는 동아일보이기 때문에 보수주의는 맞지 않았고, 그래서 기획했던 뉴라이트가 있지만 이는 사상에 넣을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변 대표는 특히 뉴라이트를 매섭게 비판했다. 변 대표는 “한국에서 뉴라이트는 대체 어느 공간에 위치하는지 모르겠다. ‘신(new)’을 붙이려면, 자유주의를 더 강화하거나 보수주의보다 더 강한 것, 즉 뭘 더 강화하거나 뭘 더 빼야 하는데, 쓰는 걸 대략 보면 수구꼴통 이미지를 빼겠다는 의미 같다”면서 “보수주의로 집권이 안 될 것 같으니까 빼는 것 같은데 이미지를 빼는 것은 천박한 짓”이라고 꼬집었다.

또 ‘유시민식 자유주의’에 대해서도 “국민참여당을 자유주의라고 하다 보니 사회주의와 연대를 못하겠고, 그래서 진보적 자유주의라는 단어를 쓰는데 잘못된 것”이라며 “유 대표의 주장을 볼 때 강준만 교수 등과 함께 ‘비판적 자유주의(사회 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것)’로 분류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처럼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중간에 위치해야

계속해서 변희재 대표는 진보주의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비판도 덧붙였다. 변 대표는 “보수주의는 명확한 사상적 흐름이 있는 반면 진보주의는 정치사상사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진보 대 보수는 성립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변 대표는 “이 문제를 가지고 논쟁한 것이 바로 진중권과 김규항이다. 구좌파는 모든 것을 자본가와 노동가로 철저한 계급적 구분을 하는 반면, 신좌파는 계급 이외에도 환경, 여성, 문화 등 계급과 다르게 갈 것이 있다는 것으로 한국에선 구좌파(손호철, 김규항 등)에 비해 신좌파가 9:1 정도로 훨씬 강세”라며 “신좌파는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기 때문에 편리하게 써먹는다. 예를 들어 진중권이 수천만 원대 경비행기를 취미로 몰고 고액연봉을 떠들고 좌파지식인이라고 떠드는 것은 신좌파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좌파에서 신좌파를 비판하는 것은 신좌파는 신자유주의자와 다를 게 없다는 것”으로 “이들의 이념적 차이점은 없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요즘 강남좌파란 말을 쓰는데, 강남좌파는 신좌파로, 즉 내가 누릴 건 다 누리고 아들딸들은 국제학교에 보내면서도 스스로 좌파라고 말하는 이율배반적인 사람들”이라며 “NL이나 구좌파는 순박한 면이라도 있지만 신좌파는 출세에 눈이 빨라 기회주의 행태를 보인다”고 힐난했다. 변 대표는 그러면서 “구좌파는 극단적 좌파와 좌파만 진보로 보기 때문에 조국 서울대 교수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대담(진보집권플랜)을 두고 김규항이 진보란 단어 쓰지 말고 민주집권플랜으로 쓰라는 것”이라며 “하지만 극단적 좌파나 사회주의를 진보로 하자는 사회적 합의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식계에서 논쟁할 때는 이미지로 용어 사용을 구분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끝으로 야권연대로 인한 민주당의 극좌경화, 심화된 좌클릭 현상을 설명한 뒤 “민주당이 자유주의가 되고, 한나라당이 보수주의가 돼야 맞는 것”이라며 “나는 사회주의를 쓰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사회주의란 단어를 부활시키고, 진보를 좌파가 독점하고 있는 것을 깨기 위해 우파의 독점처럼 돼 있는 자유주의란 단어를 좌파에 넘겨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극단적 좌파와 사회주의 좌파를 더 왼쪽으로 밀어내고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처럼 자유주의와 보수주의가 중간에 위치하게끔 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등은 영향력이 감퇴할 수밖에 없고, 자유주의 노선에서 또 다른 새 언론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기사를 볼 때 이러한 이념적 분포를 알고 보면 보다 분명히 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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