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이사장 김재철)에서 MBC 신임 사장 선임 3배수 후보를 압축했다. 애국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던 박명규 후보는 3배수 후보에서조차 탈락했다. 방문진 여권 성향 이사진은 어떠한 기준으로 3배수 후보를 선정했는지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이번 사장 선임은 9일 자정에 마감을 하고 바로 10일에 3배수를 압축하는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 10명의 후보는 각각 경영계획서와 지원동기서를 보내는데, 경영기획서를 3매로 제한하였으나, 지원동기서는 제한이 없었다. 이번에 사장에 지원한 이상로 공정방송노조위원장의 지원동기서는 30여 페이지에 이르렀다. 이러한 방대한 서류를 단 하루밤만에 읽고 판단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방식은 향후에 밀실 내정이라는 비판에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150여개의 애국단체에서 여러차례 요청한 면접 공개도 무산되었다. 방문진의 한 이사는 "몇몇 이사가 제안했으나, 다수가 반대하여 무산되었다"면서도, 어떤 이사들이 반대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산술적으로 최홍재, 문재완, 김광동, 차기환, 남찬순 등 여권 성향 이사 5인만 찬성했으면 표결로도 가능했던 일이다. 한상혁, 고진, 정상모 등 야권 성향의 이사들이 적극 반대했다 해도, 결국 여권 성향 이사들이 처음부터 면접 공개에 대한 의지가 없었다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 바로 이러한 책임의 문제 때문에 MBC정상화국민행동에서는 일찌감치 방문진 회의록 공개를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거부되었다.
결과적으로 MBC정상화국민행동의 요청은 모두 방문진에 의해 무산되었다. 현행 제도 내에서 최소한의 공개적으로 투명한 절차로 사장을 선임하여 신속히 MBC를 개혁하겠다는 애국세력의 시도도 좌절될 공산이 커졌다.
MBC정상화국민행동에서 정책을 주도했던 변희재 인터넷미디어협회 정책위원장은 "방문진 이사진이 상황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고 있는데, 이렇게 밀실에서 일을 하는 버릇을 고치지 않는 한, MBC개혁은 불가능할 것"이며, "이번 사장 선임 이후 MBC 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개별 이사들에게 책임을 묻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MBC정상화국민행동과 방송학자 등은 이러한 밀실내정을 원천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2월 22일 프레스센터 19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공영방송 사장 선임 방식을 바꾸는 '방송독립선언' 기자회견을 연다. 이번 MBC 사장 선임을 주도한 방문진의 행태는 개혁의 좋은 타산지석이 될 전망이고, 방송독립안의 예시로 두고두고 논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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