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시민단체연합(상임집행위원장 최인식)은 서울시장 선거에 있어 최대쟁점 사안인 수도이전·수도분할에 대한 입장을 양대 서울시장 후보인 민주당 한명숙 후보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 공개질의 형식으로 물었다. 그러나 오 후보 측은 입장을 서면으로 보내온 반면 한 후보 측은 답변을 주지 않았다. 이에 본지는 답변을 보내온 오 후보 측 입장만을 전면 게재한다. 한 후보 측의 답변이 들어오는 대로 전문 게재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수도이전과 수도분할에 대한 입장
2008년 다녀온 중국 순방길이 떠오른다. 당시 만난 황화화(黃華華) 광동성장은 예정된 면담 시간의 대부분을 자신들의 경제성장 속도를 내게 알리는데 할애했다.
“광동성 인민의 노력으로 광동성은 현재 중국 GDP의 8분의 1, 조세의 7분의 1, 무역의 30퍼센트, 저축액의 7분의 1을 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광동성장뿐만이 아니라, 연이어 만난 산동성장, 강소성장 모두 자신들의 경제성장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런 그들을 만나고 있자니 순방길 내내 과하다 싶은 환대를 받으면서도 내 머릿속에는 질문 하나가 떠나지 않았다. ‘과연 10년 후 서울시장도 이들로부터 이런 환대를 받을 수 있을까?’ 지금은 우리보다 뒤쳐져 있지만 그들의 눈빛은 이미 서울이 자신들의 먹잇감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지금, 우리가 가장 주목해 봐야 할 것은 이러한 동북아 대도시권의 도약이다. 중국은 상하이․베이징․텐진을 중심으로, 일본은 도쿄를 중심으로 이미 대도시권 전쟁을 시작했다. 우리의 경쟁자는 이들이다. 도시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는 21세기, 우리가 세계 선진 도시들과의 경쟁에서 뒤진다면 5만 달러 시대의 꿈은 그저 신기루에 그칠 수도 있는 것이다. 국민소득 5만 달러 시대를 열기위해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 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주변 동북아의 대도시권들이 욱일승천의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바로 지금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양론으로 대립이 적지 않았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점점 소모적인 정쟁으로 치달은 세종시 논란을 바라보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대도시 전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저 만치 앞서나가는 경쟁도시, 경쟁국가들이 떠오르는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나는 이미 민선 4기 서울시장으로서 세종시 계획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정책이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으며, 그 연장선에서 정부의 수정안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국가백년지대계의 차원에서 서울과 지방이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공생의 길이 무엇인지 고심 끝에 정리한 입장이다.
도시라는 것은 생산과 소비활동이 동시에 가능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면모를 갖추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당초의 안은 행정부처 몇 개가 옮겨가는 안이었기 때문에 도시로서의 구색을 갖추기가 쉽지 않은 형태였다. 다행히 ‘교육 과학 중심 경제도시’를 표방하는 수정안은 이런 문제점을 해소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대한민국은 30년 전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저력이 있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은 IT의 기적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중심에 수도 서울이 있는 것이다. 이제는 서울을 세계 5대도시로 도약시켜 ‘국민소득 5만 달러’의 시대를 열어가는, 한강의 기적을 뛰어넘는 새로운 기적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을 때다. 미래를 내다보면, 수도이전․수도분할이 타당하지 않은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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