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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와 30대 단결해야 미래 개척 가능"

30대 청년5단체 회장들, 20대와 30대를 말하다


현 20대를 규정짓는 또 하나의 세대론 ‘G세대’가 새로운 세대화두로 등장했다. 이에 청년창업 등 청년세대의 문제를 주도해온 실크로드CEO포럼 소속 청년 기업 리더들과 협력 인사들이 모여, 청년세대가 봉착한 현실과 문제점 등 청년 문제 전반에 관한 좌담회를 가졌다. 본지 변희재 발행인이 사회를 맡아 자유로운 의견개진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특히 20대를 바라보는 사회의 핑크빛 전망을 경계하며 신랄한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20대에 대한 윗세대의 자성과 관심을 적극 주문하기도 했다.

참석자
김민준 청년1인창조기업협회 회장, 베스트앤퍼스트 대표
변희재 실크로드CEO포럼 회장, 주간 미디어워치 발행인
송승한 프리보드기업협회 회장, 쏜다넷 대표
이문원 콘텐츠유통협회 공동대표, 주간 미디어워치 편집장
최공재 한국다양성영화협의회 부이사장

▲ 변희재 대표(이하 변) : 얼마 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5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실업자가 25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39세를 과연 청년으로 구분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 김민준(이하 김): 노동부 조례를 보면 만39세라고 나와 있다.

- 이문원(이하 이): 법적 규정 외에도, 현 30대가 사실상 사회적으로 제대로 뻗어나가지 못한 세대이다 보니, 아직 미성숙한 느낌의 ‘청년’이라는 단어를 붙여놔도 별 위화감이 없는 듯하다.

▲ 변: 30대를 굳이 청년 실업에 포함시킨 것을 보면, 확실히 30대 실업자가 많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사회적으로 정착이 안 된 세대라는 것이다.

- 이: 1970년대 생 IMF직격탄 세대 중 내 주변에는 단 한 번도 취업을 하지 못한 사람도 있다. 30세까지 취업이 안 되다보니 취업문이 완전히 닫혔다.

- 김: 현실적으로 전문가 아닌 이상 35세 이후는 아예 취업을 못한다고 봐야한다. 요즘에는 졸업을 미루고 기본적으로 1~2년을 무조건 휴학하는 추세다. 졸업자와 졸업예정자는 일단 가산점수가 틀리기에 처지가 완전히 다르다. 나이가 30세라도 재학 중이라야 취업이 된다는 이야기다. 한 조사를 보니 기업에서는 대학을 졸업하고 2년이 경과한 사람은 ‘졸업하고 직장을 못 잡은 무능력자’로 취급한다고 한다. 대학생 약 80% 안팎이 휴학을 하면서 한 번씩 거치는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송승한(이하 송): 내 경우를 보면 사장으로서 어린 편이라 한국사회정서상 사장보다 나이가 많은 인력은 고용하기 쉽지 않은 면이 있다. 또 정부가 장려금을 주는 사람들 중 채용하고 싶은 쓸 만한 사람들은 극소수라는 문제도 있다.

- 김: 회사에서 필요한 인재는 아무래도 경력자들이다보니까, 막상 쓸 사람을 찾으면 없다. 인력시장에 나온 사람들은 요건이 안 되는 사람, 정부가 지원해서 60만원 얹혀서 오는 사람, 실력은 안 되고 나이는 많은 사람들이다. 쓸 만한 사람은 없다는 거다. 그나마 경력자나 인재는 경쟁우위의 회사들이 많은 연봉을 주고 다 데려가 버리니까 중소벤처는 사람이 계속 없다. 그래서 계속해서 취업은 안 되고, 기업도 사람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된다.

▲ 변 : 통계적으로 보면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취업이 더 어려운건 아닌 듯하다. 문제는 이직률이 굉장히 높다는 점이다. 결국 마음에 드는 직장이 없다는 것이고, 한편으론 정신자세 등도 문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 김: 경제교육협회에서 ‘1인기업과 컨설팅’이라는 주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를 통해 알게 된 것이, 20대는 중소기업, 벤처기업은 다 가기 싫어한다는 점이었다. 대기업 취업이 아니면, 아예 창업에 관심이 많았다. 작은 회사는 가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세칭 ‘뽀대’가 나는 걸 찾는다는 이야기다. 남에게 보여지는 자기 모습이나 위치에 집착한다.

-송: 매스미디어의 발달 탓에 그런 것 같다. 자신이 계속 노출되고 있으며, 남이 자신을 노출해 놓은 것도 자주 보게 된다. 블로그, 미니홈피 등 그런 공간이 많아졌다. 그래서 결국 ‘뽀대’ 나는 게 좋다는 인식이 이전보다 더 강해진 것 같다. 그렇게까지 되는 과정은 무시하고, 어쨌든 일단 폼 나게 보이고 싶다는 거다.

- 김: 확실히 우아하게 보이는 백조가 물 밑에서 얼마나 발길질을 세차게 해야 하는지, 그 사람들이 심적으로 얼마나 고통 받는지, 그런 건 보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 최공재(이하 최): 영화로 예를 들자면, 연출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찍고 싶은 영화가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젊은 친구들은 그냥 영화를 찍는 게 ‘뽀대’가 나서 좋아하는 거다. 강우석 감독처럼 한방에 돈 버는 것, 그게 좋아 보이는 거다. 시나리오 한번 써봐라 하면 전혀 못쓴다. 지난 노무현 정권 때 영화판에 돈을 많이 풀었지만 정작 소수만 챙기고 그 밑 스태프에겐 혜택이 전혀 돌아가지 않았다. 오히려 돈은 포기해야 한다는 의식만 심어줬다. 그게 10년간 이어졌는데, 이젠 그 애들한테 폼이나 잡으면서 배고픈 한방을 노리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먹고 사는 방법론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본다.

▲ 변: 결론적으로 보면, 20대는 자기포장에 치중하며, 결과만 보지 과정은 무시한다는 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일종의 우파 버전 ‘20대 포기론’이 되는 것 같다. 20대는 사회변혁에 관심 없이 개인적 안위만 추구하고 사회적 권력 획득에 관심 없다는 게 좌파의 20대포기론 핵심인데, 이것과 맞물려 있는 것 아닌가.

- 최: 좌파는 실질적인 ‘20대 책임회피론’으로 봐야 되고, 우리는 20대를 정상적으로 만들겠다는 데 의미를 둬야하지 않을까 싶다.

- 김: 요즘 대학생들이 권력에 전혀 관심 없다는 건 사실이다. 예를 들어서 ‘네가 잘만 하면 제 2의 누구누구로 만들어 주겠다’ 이런 식의 독려는 전혀 안 통한다. 애초 관심 밖이다.

- 이: 사실 세상에 대해, 그 무엇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는 게 현 20대다. 자기 안위만 생각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그저 자기가 당장 먹고 사는 것 외엔 아무것도 모른다고 봐야한다. 시야가 좁고 짧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남 보기에 그럴싸한 것들을 찾는다. 개성이 강한 척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렇지도 않다. 그저 약간 일탈적으로 보이는 몇몇 행동패턴을 공유하고 있을 뿐이다. 원인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경제 불황기에 사춘기를 보낸 세대의 특징이라고들 하는데,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 변: 계속해서 20대 무능력자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 같은데, 그럼 30대는 뭔가 하는 문제에 다다를 듯싶다.

- 송: 30대는 40대에 눌려있는 상태다. 20대는 그런 30대에게마저도 눌려있는 상태니 더 힘든 것이다.

▲ 변: 30대가 권력을 쥐고 있다면야 20대를 누른다고 하겠지만, 지금 30대는 정치경제권력 다 없지 않나. 선뜻 이해가 안 되는데.

- 이: 한 20대 기자 지망생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30대는 그래도 우리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것이다. 자기들은 직업도 없고 부모에게 용돈 타 쓰고 있는데, 그래도 30대는 지금보다는 일자리가 많았던 시기에 대학을 졸업해 직업도 있고 최소한 생존을 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 변: 그게 바로 우석훈 박사가 하는 말 아닌가. 그런데 30대에서 문화, IT 권력 잡은 사람이 누가 있느냐는 거다.

- 송: 눈높이가 다르다. 권력 차원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직업도 없는데 30대는 그래도 직업이라도 있다’다. 40대가 권력으로 30대를 누르고 있다면, 30대는 일자리로 20대를 누르고 있다는 논리다. 30대는 40대가 눌러 앞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권력도 못 잡고 사회적으로 출세도 힘들다는 점에서 문제의식을 느끼지만, 20대는 그 차원이 아니라 ‘일자리라도 주세요’다.

▲ 변: 조선일보 G세대 기획을 통해 보면 20대와 30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20대가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 본다는 것, 그리고 국가보다는 개인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실제 20대를 만나보면 이런 게 느껴지는지 궁금하다. 또 이런 것으로 20대의 가능성을 찾아 볼 수 있지 않나.

- 이: 국가라는 개념은 없어 보인다. 그저 월드컵 같은 국제경기 등을 통해 상대적 약소국 콤플렉스를 집단적으로 보상받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30대야 미국의 문화패권주의 시절이었던 1980년대에 사춘기를 보낸 세대니 그에 영향을 받아 자국 인식이 조금 떨어지는 것이고, 지금 20대는 불과 10세 전후에 버블경제의 극치가 오고 세계 경제규모 11위에 오르는 것을 본 세대니 위상 파악이 높을 수밖에 없다.

- 김: 교육은 어마어마하게 받았다. 가능성이라면 그게 가능성일 것 같다. 어학연수 포함해 해외유학을 안 갔다 온 이들이 10% 내외라는 이야기까지 들었다.

▲ 변: 20대와 30대 간 갈등상황이 엿보인다. 왜 그런 것이라 생각하나.

- 김: 20대는 30대를 롤 모델로 보지 않는다. 권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세칭 세상에서 잘 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다. 별 거 아닌 세대로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들보다 몇 년 더 일찍 태어났다는 이유로 직장도 있고 돈도 벌고 있다. 그러니 롤 모델이라기보다는 시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 이: 20대는 같은 경제 불황 세대로서 30대와 교류하거나 연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위 40~50대 시스템에 편입되고 싶어 한다. 40~50대는 확실히 대단해 보이니까. 잘 나가는 사람도 많고. 반면 30대는 20대가 자신들을 인정해주지 않고, 오히려 적개심만 퍼부으니 20대의 안 좋은 점이 더 눈에 띄게 된다. 그리고 문화적 배경도 20대는 30대와 판이하게 다르다. 30대는 차라리 386세대와 문화적 배경이 비슷하다. 20대와 30대는 서로 소통이 안 될 수밖에 없다.

- 최: 1990년 초중반이 키포인트다. 예술영화 붐이 일고, 해외 음악 장르가 계속 국내 해석되고, 무라카미 하루키 등 일본문학 붐이 일고, 전시회나 공연 등도 대성황을 이뤘던 문화의 폭발 시기였다. 386세대는 이 시기에 20대 중반 즈음이었고, 20대는 10대 사춘기였다. 문화 빅뱅 시기를 같이 보냈으니 정서적 배경도 비슷할 수밖에 없다. 반면 20대는 21세기 들어 사춘기와 20대 전반을 보냈다. 다양한 문화영역이 점차 획일화되고 입지가 좁아지던 시기다. 사실 문화예술 분야에 대해 별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다. 당장 먹고사는 게 급급해진 시기였기 때문이다. 정서가 서로 너무 다르다.

▲ 변: 문제는 현 30대와 386세대가 사회적으로 결합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386세대는 패거리주의로 자신들만 똘똘 뭉쳐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

- 이: 전반적으로 20대와 30대가 단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대는 어떻게 느낄지 몰라도, 궁극적으로 모두 386세대의 패거리 권력에 의해 기를 못 펴고 있는 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전환이 먼저 있어야 할 것 같다.

- 김: 20대도 40~50대, 또는 그 윗세대가 꽉 잡고 있는 대기업에만 들어가려 하지 말고, 운명공동체라는 생각으로 30대가 이끄는 벤처회사에 취업해 같이 길을 뚫어나가고 창업 전선에도 함께 뛰어드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 송: 20대가 벤처회사에 다니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배워서 창업도 하는 것 아닐까. 벤처기업을 싫어하는 20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벤처회사 CEO 등 젊은이들과 하다못해 세 달에 한번 씩이라도 소주 마시면서 그들을 자꾸 부각시켜주고 스타로도 만들어주고 해야 20대의 인식 전환이 이뤄질 것 같다. 지원하고 키워줘야 따라온다.

▲ 변: 30대가 20대에게 롤 모델이 돼준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30대도 어려운 처지인데, 20대에게 ‘나처럼 살아봐’라고 한다면 그건 사기다. 차라리 20대에게 30대의 처참함을 알리는 게 나을 듯도 하다.

- 김: 네이버에서 지식인의 서재를 소개하는 코너가 있는데, 그런 프로모션도 좋은 방법 같다. 우리 30대를 미디어에서 그런 식으로 소개해주면 좋을 것 같다. 어쨌든 30대의 삶이 홍보가 되고, 자리를 잡게 해줘야 20대에 뭔가를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건 분명하니까. 그런데 EBS에서 방송한 CEO 특강인가, 그런 것도 문제라고 본다. 거기 나오는 훌륭한 CEO들 중에 30대 CEO가 어디 한 명이라도 있나.

- 송: 나 역시 동감한다. 이번 벤처기업협회의 특강들만 봐도 보통 40~50대 코스닥 상장기업 사장들이 특강을 한다. 물론 그것도 좋지만, 바로 윗세대가 들려줘야 더 현실감이 나는 것 아닌가 싶다. 너무 한참 위로 점프해서 보여주니까 와 닿는 부분이 적다. 개인적으로 30대 CEO들을 조명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통계를 내봤으면 좋겠다. 30대 사장들이 뭘 하고 있는지 전체적인 통계라도 국가가 갖고 있다면 훨씬 나을 것이다. 20대들이 벤처기업 창업시키려면 롤 모델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먼 40~50대 사장들만 나오면, 그건 현실이 아니라 가히 사극 수준이 된다. 당장 뭔가는 해야겠는데 세종대왕만 쳐다보고 있으면 안 되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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