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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짜리 당대표, 박상천이 믿는 것은 합당

순리와 정도를 걷지 않는 세력이 승리했던 경험


요즘 기자나 논객들끼리 만나면, 모두 신당, 민주노동당, 민주당의 내분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된다. 그 내분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정당이라면 다들 민주당을 꼽는다. 민주당의 대선득표율은 0.8%로 사실상 사망선고를 받았는데도, 다른 정당들이 모두 당지도부 교체에 나서는 이 상황에서, 박상천 대표가 당권을 절대 안 놓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박상천 대표는 뭘 믿고 있길래, 한줌도 안 되는 정당의 당권에 목숨을 걸고 있을까?

박대표는 공동대표와 인재영입 특위를 구성하였다. 마치 예전의 한화갑 대표 시절 장상 공동대표를 영입하여, 지도부 비판을 피해갔던 방식이다. 그러나 아직도 민주당 측에서는 공동대표로 누구를 영입할 것인지, 인물설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유일하게 거론되는 사람은 한화갑 전 대표이다. 한화갑 대표와 박상천 대표는 오랜 동안 라이벌 관계였다는 점에서, 현실가능성이 극히 낮음에도, 계속 거론되는 이유가 있다. 한 대표 말고는 민주당에서 공동대표감으로 영입할 인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상천 대표 1인 독재체제가 굳어진 1%짜리 정당의 공동대표로, 그 누가 선뜻 나서겠는가? 단지 비례대표 1번이라는 전리품 하나 믿고 올 만한 사람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당대표 감이 아니라 비례대표 국회의의원감인 재력가 이상의 인물이 나타나기 어렵다.

공동대표 영입이 난항을 겪는다면, 젊은 개혁성 있는 인재 또한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 2004년 총선 당시, 민주화진영에서는 386세대를 거의 모두 영입했었다. 이들이 국정운영에 실패한 상황에서, 원천적으로 40대의 젊고 참신한 인재풀 자체가 없다. 30대는 아직 준비가 덜 되어있다. 이런 한정된 인재 속에서도,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전문가 집단을 대거 영입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신당과 창조한국당은 주로 진보적 성향의 젊은 인재를 구할 것이다. 그럼 대체 민주당은 어디서 누구를 영입한단 말인가. 차라리 신당이라면, 당권 투쟁의 과정에서 정당개혁이라는 명분이라도 갖고 참여할 만하다. 민주당은 당내의 개혁과 쇄신을 외친 인사들이 모두 신민주포럼이라는 외곽단체로 빠져있다. 제 정신 박힌 젊고 참신한 인재가 박상천의 민주당에 왜 들어가냐는 거다.

박상천 대표가 바라는 공동대표와 젊은 인재 영입은 실질적인 성과보다는, “그래도 조금 바뀌었구나” 정도를 알려주는 포장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그럼, 이런 수준의 당으로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수도권은 명함 하나 내밀지 못할 것이고, 호남에서조차 정동영의 신당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이다. 그럼 다시 돌아오지만, 대체 박상천 대표는 뭘 믿고 있을까?

답은 하나밖에 없다. 신당의 분열로 인해, 계파별로 정리가 되었을 때, 신당 내 호남세력과의 합당이다. 신당에서 친노세력이 배제되고, 안영근 등 보수적 인사들이 탈당을 감행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정동영계나 손학규 계등이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럼 민주당은 이들과 합당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즉, 박상천 대표 입장에서 무슨 비판을 받든, 그냥 민주당 당권만 부여잡고 있으면, 나중에 신당과 빅딜을 시도할 기회를 잡게 된다. 박대표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고, 당권을 내주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박대표가 원하는 결과대로 정국의 상황이 진행될 수 있을까?

아마도 분명히 총선에 개입할 전직 대통령 김대중씨가 최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씨가 신당과 민주당에 합당의 지령을 내린다면, 순식간에 합당이 될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박상천의 민주당은 고립될 수도 있다. 물론 그것은 끝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의 박상천과 민주당이 정의롭지 않은 일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신당과 합당을 하든 한나라당과 연대를 하든, 대선에서 참패했으면, 당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당을 쇄신시키는 것이, 당연한 순리이다. 박상천 대표는 물론 김민석 전 쇄신위원장 등은 이 순리를 거스르고 있다.

워낙 오랜 동안 정치를 해온 박상천 대표 등은 순리에 어긋나는 일을 벌여도, 선거에서 승리한 경험이 많을 줄 안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그렇게 표심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개혁 진영의 각 정당의 상황은 너무나 복잡하다. 이미 예측된 김대중씨 변수 이외에 그 어떤 돌발변수가 나올지 모른다. 이런 판이라면, 너무 머리쓰지 말고, 정도와 순리를 걷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지금의 정도와 순리는 민주당 간판이나 붙잡고 있자는 박상천 대표와 현 지도부가 아니라, 당을 화끈하게 바꿔보자는 신민주포럼의 길이다.

물론 정도와 순리가 승리를 안겨주지 않는다는 점을 과거의 경험으로 뻔히 알고 있는 박상천 대표가 이런 원칙을 이해할 리가 없다. 그런 박대표의 생각은 충분히 알겠으나, 그렇다면 참신하고 개혁적인 젊은 인재 영입 같은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세대교체란 나이의 문제가 아니라, 순리와 정도의 길을 걷지 않고 승리해온 과거세력을, 순리와 정도를 걸어야만 이길 수 있다고 믿는 미래세력이 압도하는 현상을 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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