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학원들은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시행된 대입수능 모의고사에 대해 수능 등급제를 고려, 변별력 확보 차원에서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평가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외국어와 과학탐구는 다소 평이했지만 언어가 매우 까다로웠고 수리는 자연계 학생의 이탈을 방지하려고 인문계용 수리 나형이 어렵게 출제됐으며 사회탐구도 선택과목간 변별력 확보를 위해 다소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출제경향에 대한 발표에서 등급제에 따른 난이도를 고려한 듯 각 문항의 교육과정성 중요도와 사고 수준, 문항 난이도, 소요 시간 등에 따라 차등 배점해 영역별로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을 출제했다고 밝혔다.
◇ `언어' 문항수 줄었지만 가장 까다로워 = 입시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 모의고사에서 언어영역이 가장 까다로웠던 것으로 평가했다.
언어영역은 종전 60문항에서 50문항으로 문항 수가 줄고 시험 시간도 90분에서 80분으로 축소돼 시간이 부족하지 않도록 지문 길이를 줄여 분량의 부담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만만한 문항이 거의 없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언어는 문학 지문들이 독해하기가 까다로웠고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는 만만한 문항들이 거의 없었으며 기출 유형을 좀더 복잡하게 변형시킨 문항이 있어 지난해 수능보다 어려웠다"고 말했다.
청솔학원 오종운 평가연구소장은 3번 듣기 인터뷰에서 교수의 답변, 18번 바람과 잎에 대한 시어 비교, 21번 위치적 군비 경쟁이 나타낼 수 있는 조건 고르기, 23번 작품의 해석, 29번 초음파 진단 장치의 음향 현상 등을 까다로운 문제로 꼽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적절히 안배해 변별력을 갖췄고 교육과정의 중요도, 사고 수준, 소요 시간, 문항의 난이도 등을 고려해 1,2,3점으로 차등 배점했다"고 강조했다.
◇ 인문계용 `수리 나형' 어려워졌다 = 수리는 가/나형을 반영하는 중하위권 대학에 지원하려는 자연계 학생이 점수 향상을 기대해 나형으로 변경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자연계 학생의 쏠림 현상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수리 나형이 어렵게 출제했다는 평가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수리 가형, 나형 공통으로 알고리즘을 구하는 수열문제와 규칙성을 찾는 수열의 극한 문제가 어렵게 출제됐다"며 "특히 나형에서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1~2문제 출제됐다"고 말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지난 수능에 비해 수리 가형은 난이도가 평이했지만 수리 나형은 다소 어려워졌다는 것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라며 "수리 나형도 난이도 있는 문제에 대한 대비를 더욱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이번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나형이 가형보다 어렵게 출제되면 중위권인 학생들이 가형에서 나형으로 전환했을 때 등급 향상이 예년에 비해 어렵기 때문에 수리 나형의 전환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자연계 학생이 7만명 정도 수리 가형을 버리고 나형으로 이동하면서 수리 나형이 어렵게 출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나왔었다.
◇ 등급제 시행으로 변별력 확보 주력 = 2008학년도 수능시험부터 등급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이번 모의고사에서는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쉬운 문항과 어려운 문항이 골고루 출제됐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청솔학원 오종운 평가연구소장은 "등급제 시행으로 변별력 문제가 가장 크게 제기되면서 쉬운 문항과 어려운 문항을 적절히 내려고 배려한 것 같다"며 "언어, 수리, 사회탐구 등이 전반적으로 어렵고 출제된 것도 이런 맥락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이제는 등급만 나오니까 난이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탐구영역 일부 과목이 적절한 등급을 배분하려고 다소 어렵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도 "수능 등급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이번 모의평가에서 고난도 문항을 출제하는 등 정상적인 등급 분포 산출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며 "상위권의 등급 구분 원점수가 하락하고 중위권도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평가이사는 "과학탐구에서 화학Ⅱ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의 경우 문항간 난이도 차는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심했으며 이는 문항간 난이도 조절을 통해 등급간 구분을 고르게 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능에서 어려웠던 사회탐구영역의 윤리ㆍ세계지리가 쉽게 출제되고 상대적으로 쉬웠던 법과사회ㆍ정치가 어렵게 출제됐으며 과학탐구영역에서도 지난해 수능에서 어려웠던 물리Ⅱㆍ생물Ⅱ가 쉽게 출제되고 쉽게 출제됐던 생물1은 어렵게 출제됐다.
◇ "난이도 보다는 새로운 경향 대비해야" =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6월 모의고사는 전년도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번 모의고사에서 주안점을 둘 것은 난이도보다는 시험 유형과 새로운 출제 경향"이라며 "확실한 분석을 통해 실제 시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이번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이를 참고해 실제 수능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김 평가이사는 말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난도 문항의 출제 방침이 수능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평소에 기본 개념 뿐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어 보는 것이 고난도 문항에 대비하는 학습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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