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젊은 피와 베테랑의 절묘한 조화를 앞세워 9년 전 0-5 패배의 쓴맛을 안겨줬던 '오렌지 군단' 사냥에 나선다.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털사커'의 원조인 네덜란드를 상대로 친선전을 펼친다.
이번 대결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에 0-5로 패했던 아픈 기억을 태극전사들이 9년 만에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대표팀의 핵심전력으로 손꼽혀온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트넘), 설기현(레딩)이 한꺼번에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태극전사들이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 지도 관심거리다.
다만 이번에 소집된 22명의 태극전사 중에서 유일하게 9년 전 패배의 현장을 지켰던 이동국(미들즈브러)은 베어벡 감독의 '아시안컵 올인' 정책에 따라 출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아쉽다.
하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네덜란드 축구의 정수를 배웠던 이천수(울산), 김남일, 송종국(이상 수원) 등 월드컵을 두 번이나 경험한 베테랑들과 '젊은 피' 염기훈(전북)과 이근호(대구) 등이 9년 전 선배들의 치욕을 되갚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베어벡 감독은 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훈련에서 4-3-3 포메이션으로 마지막 담금질을 마쳤다.
네덜란드의 빠른 공수전환과 화려한 공격력에 맞서기 위해 최전방에 조재진(시미즈)을 원톱으로 내세우고 발 빠른 염기훈과 이천수를 좌우 날개로 배치했다.
생애 첫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이근호는 최근 뛰어난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지만 큰 무대 경험이 적어 교체멤버로 쓸 공산이 크다.
박지성이 빠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K-리그 선수들이 꼽은 최고의 테크니션 김두현(성남)이 예상됐지만 베어벡 감독은 J-리그 김정우(나고야)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아왔던 김정우는 올 시즌 J-리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 3골3도움(컵 대회 포함)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게 베어벡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김정우의 뒤를 받치는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경험 많은 김남일(수원)과 이호(제니트)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포백(4-back)은 이영표가 부상으로 빠진 왼쪽 윙백 자리에 그동안 베어벡호에서 중앙 공격수로 나선 김동진(제니트)이 원래 자신의 포지션을 찾아가고, 송종국이 오른쪽 윙백을 맡게 된다.
또 중앙 수비는 소속팀은 물론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찰떡호흡'을 이루고 있는 김진규와 강민수(이상 전남)가 맡고, 골키퍼는 이운재(수원)가 나설 예정이다.
베어벡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네덜란드전은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를 결정하기 위한 마지막 점검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방을 압박해서 공격을 계속하는 전략으로 맞서겠다. 공격적인 모습이 한국 축구의 스타일이고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한-네덜란드전 예상 베스트 11
한국(4-3-3) 네덜란드(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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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이팅아 ┃
┃ 김동진 ┃카스텔렌 ┃
┣━┓ 염기훈 ┃ ┏━┫
┃ ┃ 김남일 ┃ 스네이더르 ┃스┃
┃이┃ 김진규 ┃ 마테이선 ┃테┃
┃ ┃ 김정우 ┃ 데용 ┃켈┃
┃운┃ (김두현) 조재진 ┃훈텔라르 ┃렌┃
┃ ┃ 강민수 이호 ┃ 판 데르 파르트 보우마 ┃뷔┃
┃재┃ (김상식) ┃ ┃르┃
┃ ┃ ┃ ┃흐┃
┣━┛ 이천수 ┃ 카윗 ┗━┫
┃ 송종국 ┃ 판 브롱코호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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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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