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일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15개국 정상회의를 갖자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제안에 "미국은 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바로수 위원장은 이날 파이낸셜 타임스 도이칠란트(FTD)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가장 많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나라로서 특별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처럼 촉구했다.
이러한 언급은 내주 독일 하일리겐담에서 열리는 주요 선진국(G8)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신중한 환영 발언에 이은 것으로 부시 대통령에 대해 기후변화 방지 노력에 동참하라는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부시 대통령 제안에 대해 "종전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비타협적인 자세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일단 조심스럽게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하지만 바로수 위원장은 "미국은 기후변화 싸움에서 시장 메커니즘에 의존하고 있지만 시장 메커니즘은 구속력 있는 목표를 설정할 때에만 작동한다"고 지적했다.
EU는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규모를 20% 감축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반면 부시 대통령은 국가 간에 온실가스 배출권을 거래하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바로수 위원장은 이와 같은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메르켈 총리의 노력에도 불구, 하일리겐담 G8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방지와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FTD 역시 사설에서 메르켈 총리가 지난 3월 EU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감축목표를 관철시킨 성공에 고무돼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영향력에 대해 과대평가하고 있다면서 이번 G8 회담이 메르켈 총리의 가장 큰 외교적 실패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바로수 위원장은 이번 G8 회담을 통해 미국이 기후변화 방지계획에 유엔을 끌어들일 필요성을 인식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G8 정상회담은 오는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보호 회의의 출발선이 돼야 한다고 바로수 위원장은 주장하고 있다.
바로수 위원장은 교토 기후협약이 만료되는 오는 2012년 이후에도 온실가스 감축노력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오는 2009년까지 '포스트 교토의정서' 협상에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뤼셀=연합뉴스) sang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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