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된 콩팥을 놓고 누가 이식 수술을 받게될 지를 겨루는 네덜란드의 리얼리티 쇼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30일 장기기증을 늘리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마르코스 키프리아누 EU 보건담당 집행위원은 27개 회원국에서 장기 기증을 늘리기 위해 장기수여를 약속한 사람들의 신원을 수록한 범유럽 장기기증 카드제를 신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증된 장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병원에 장기 이식수술 조정책임자를 두고 회원국 사이에 장기기증 정책과 이식 수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EU에서 매일 10명 정도가 장기 기증을 기다리다 사망하고 있으며, 4만명이 장기 이식수술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키프리아누 집행위원은 "범유럽 장기기증 카드와 장기기증의 안전과 질에 관한 공통된 기준 등은 장기의 충분하고 안전한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기증을 늘리는 것은 인간장기의 불법 밀거래를 줄이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회원국들의 장기기증 비율은 스페인이 100만명 당 34.6명으로 가장 많은 반면 루마니아는 0.5명에 그치는 등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키프리아누 집행위원은 죽어가는 여성이 기증한 콩팥을 놓고 3명의 환자가 실제로 겨루는 네덜란드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빅도너쇼'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런 쇼는 그처럼 민감하고 심각한 문제를 알리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면서 "일부가 그것으로 돈을 벌 수 있지만 상업적 행동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리얼리티 쇼는 내달 1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각)부터 네덜란드 민영TV BNN에서 80분동안 생방송될 예정이다.
(브뤼셀=연합뉴스) sang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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