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스크린독과점 문제에 대한 문제점으로 인디영화(독립,예술,저예산영화)가 성장하지 못하여 영화다양성의 보장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왕의남자>이준익 감독은 “스크린쿼터제가 폐지되면 저예산영화들은 설자리를 잃게 돼 한국영화의 다양성이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내 인디영화의 현주소는 스크린 쿼터든 스크린 독과점논란이든 상관없이 멀티플렉스 한구석에 버려지듯 개봉되거나 전용개봉관이란 허울좋은 명목으로 구석으로 몰려있다.
어쩌면 대중들이 인디영화를 외면한 것이 아니라 국내영화산업계가 더 많은 수익을 위해 인디영화의 자리를 감추어 버린 것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의 다양한 영화의 상영을 보장해주는 마이너쿼터제의 도입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크린독과점 논란으로 스크린쿼터제에 대한 논의를 은근슬쩍 넘어가서는 안된다.
모든 한국영화를 외국자본으로부터 보호하고 영화다양성을 보장하리라는 스크린쿼터제가 가동되는 지금까지도 마이너쿼터같은 제도도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스크린쿼터제가 명분을 잃어버린채 거대자본의 독과점을 잉태하게 만든 원인은 아니었는지 되집어 봐야 한다.
결국 국내영화산업계는 조폭코메디같은 수익성 영화에 집중하고 거대영화자본에만 이끌려 시장의 양극화를 가져온 것이다.
영화계는 스크린쿼터제와 스크린독과점 논쟁으로 영화다양성이 사라진다는 감정적 호소만 하지 말고 스크린쿼터제가 시행된 이래 인디영화들을 위한 어떤 노력들을 해왔는지 되묻고 싶다.
100억원 규모의 한국영화가 1000억원 규모의 외국거대영화를 무릎꿇게 만든 것은 스크린쿼터나 스크린독과점이 작용한 결과만은 아니다.
또한 최근 한국영화가 각종 영화제에서 무수한 성과를 올리는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제 스크린쿼터제가 축소/폐지되어 한국영화시장이 외국의 거대영화자본에 잠식당하고 한국 영화다양성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왕의남자>와 <괴물>을 보고 스크린쿼터제를 지지하는 것이 애국적 행동인양 포장하지 말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과 <폭풍>이 대중들에 의해 버려졌듯 <왕의남자>와 <각설탕>은 대중들에 의해 선택되었다는 것이 우리영화계의 현주소이다.
한국영화계는 이제부터라도 제도나 법만을 무기로 시장의 안전성을 고수할것이 아니라 영화다양성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과 체질강화를 통해 세계시장에 당당히 설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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