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복귀 좌절의 아쉬움을 한국에서 화끈한 홈런포로 풀겠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게 된 `빅초이' 최희섭(28.전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이 10일 국내 리그 복귀를 앞두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최희섭은 이날 KIA와 계약금 8억원, 연봉 3억5천만원, 옵셥 4억원 등 최대 15억5천만원에 계약한 뒤 구단 관계자를 통해 "고향 팀 KIA로 가게 돼 기분이 매우 좋다. KIA로 복귀하면서 미국에서 못 다한 꿈을 이루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목표로 "우선 KIA의 열 번째 우승을 이루고 개인적으로는 이승엽 선배가 가지고 있는 국내 최다홈런 기록에 도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준비된 거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만큼 한 때 폭발적인 장타력을 뽐냈던 슬러거다운 포부다.
서재응(30.탬파베이 데블레이스), 김병현(28.콜로라도 로키스)과 함께 1995년 광주일고를 국내 고교야구 정상으로 이끌었던 그는 1999년 시카고 컵스에 전격 입단해 화제를 모았던 선수.
마이너리그에서 방망이 실력을 갈고 닦아 마침내 2002년 9월4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경기에서 한국인 타자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뤘다. 투수를 포함해 한국 선수로는 역대 8번째.
그러나 그의 야구인생이 순탄치많은 않았다.
2003년 에릭 캐로스에게 밀려 반쪽 1루수 설움을 겪으며 8개의 홈런 등 타율 0.218에 그쳤고 급기야 시즌 후 플로리다로 트레이드됐으나 2004년 윌 코데로 등과 주전 경쟁을 뚫지 못했다. 2004년 다시 둥지를 옮긴 LA 다저스에서도 `플래툰시스템'에 희생돼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2005년 풀타임 1루수 기회를 잡은 그는 3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3경기 연속 대포를 가동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친 15개의 홈런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 시즌 직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해 미국과 2라운드 2차전에서 3점 홈런을 날리며 한국의 4강 신화에 기여하고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지만 이후 뚜렷한 활약이 없어 또 한 차례 좌절을 경험했다.
지난 해 3월 보스턴 레드삭스로 옮겼으나 부상까지 겹쳐 마이너리그 트리플A 포투켓 레드삭스에서 66경기에 출장, 8개의 홈런 등 타율 0.240으로 부진했던 것.
그 해 12월 일본 후요그룹 회장 딸인 야스다 아야(30)씨와 약혼식을 올리며 재기를 준비했으나 올 해 보스턴에서 방출된 뒤 새 둥지인 탬파베이에서도 개막전 로스터에서 제외돼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다.
`저니맨' 신세가 된 그는 메이저리그 재진입이 멀게만 느껴졌고 결국 국내 유턴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해외파 특별지명 때 자신을 낙점한 고향 구단 KIA와 계약이 늦어진 것과 관련해 "고민 이유는 돈을 더 받기 위한 게 아니라 미국 프로야구에 미련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인 타자 1호로 미국에 진출한 만큼 꿈을 이루고 싶어 선뜻 승낙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최희섭이 최하위로 추락한 KIA 타선에 활기를 불어 넣으며 자신의 꿈처럼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삼성 소속이던 2003년 수립했던 아시아 최다홈런기록(56개)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