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기타


배너

[현장+]정대종 우리홈 사장, 롯데뱃지 뗐지만...

[머니투데이 홍기삼기자][우리홈쇼핑 주총 태광측 파상공격으로 파행..갈등 지속 예고]

23일 서울 목동 우리홈쇼핑 본사 12층 주주총회장. 이날 오전 개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우리홈쇼핑의 1, 2대 주주인 롯데쇼핑과 태광산업 간의 갈등이 이날 주총을 통해 새로운 분수령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주총이 시작되기 전 일찌감치 뒷좌석에 자리를 잡은 태광 측 주주들은 귀엣말을 주고받으며 이미 ‘작전’에 돌입한 상태였다.

오전 10시36분 우리홈쇼핑 정대종 사장이 주주총회 의장 자격으로 개회를 선언했다. 평소 빨간색 로고가 선명한 롯데뱃지를 달고 다닌 정사장은 이날 만큼은 롯데의 상징을 드러내지 않았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태광 측 주주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게 우리홈쇼핑 측의 설명이다.

개회선언이후 주총이 안건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지만, 그건 단 12분에 불과했다.

“의장.”

태광산업계열인 대한화섬 관계자 1명이 큰소리로 정대종 사장을 부르며 손을 번쩍 들었다. 의사진행 발언권을 얻은 그는 우리홈쇼핑을 코너로 몰아붙였다.

“우리홈쇼핑이 2대 주주인 태광산업과 상의없이 주총을 열고 있다. 배당안건은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이건 배임행위며 부도덕한 행위다. 주총을 3월말로 연기할 것으로 요구한다.” 이 관계자는 정대종 사장을 ‘부도덕’하다고 비난했다.

우리홈쇼핑 주총이 이렇게 파행을 겪는 순간, 이 장면을 주총장 맨 뒷자리에서 지켜보던 롯데쇼핑 이원우 부사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주주총회 연기 안건이 표결에 붙여졌지만, 찬성이 45.82%에 불과해 부결됐다. 태광 측의 지분이 과반을 넘지 못하기 때문에 당연히 예측된 결과였다.

이후에도 논리는 다르지 않았지만, 주총장에서의 태광 측 공격은 계속됐다. 결국 정대종 사장은 “태광산업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를 하지 못한 건 사실”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주총이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5분간의 정회가 선포됐다. 정대종 사장과 태광 측 한빛아이앤비 이병우 사장이 정회시간에 자리를 옮겨 잠시 만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비공식적인 협상이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다시 주총이 속개된 직후 이사선임 안건이 계획대로 표결에 붙여질 것으로 보이자, 태광 측 인사 전원이 퇴장했다. 표 대결 결과가 뻔하기 때문이다.

이후 우리홈쇼핑 주총은 일사천리로 전개됐다. 우리홈쇼핑 측은 당초 강현구 롯데닷컴 대표를 포함해 신임 이사 4명 모두를 사내이사 후보에 추천했지만 강후보가 자진 사퇴하는 방법으로 태광에 1명의 이사 자리를 양보했다.

우리홈쇼핑 주총은 이런 우여곡절 끝에 정오를 1분 앞두고 폐회됐다. 우리홈쇼핑 경영권을 둘러싼 롯데와 태광 간의 지리한 공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홍기삼기자 argus@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