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지난 10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광주·대구·강릉삼척·춘천·부산·목포 MBC의 사장 선임을 논의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이하 MBC본부노조, 본부장 이성주)는 같은 날 여의도 MBC 본사 남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리보전·보은인사의 전형인 낙하산 사장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사측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18개 지역 MBC 노조 구성원과 MBC 본부노조가 함께 한 이번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밀실야합 지역MBC 사장선임 반대한다'라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지역의 구성원은 주총이 끝나는 순간까지 주총장에서 어떠한 결정이 내려지는지 알 수 없다"며 "비뚤어진 MBC 네트워크를 회복하고 지역의 정당한 이익을 보전하며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자율경영의 틀을 회복하는 것이 바로 지역MBC 사장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사명"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MBC 본부노조 이성주 본부장은 특히 김재철 전 MBC 사장을 언급하며 사측을 비난했다. 이 본부장은 "안광한 사장은 김재철 시즌1의 재방으로 똑같은 인사를 주변 자리에 앉혔다"며 "(지역사) 사장 선임의 절차적 투명성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우리의 바람과는 반대로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사 사장이 제2의 김재철, 제3의 김재철을 만드는 구조로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한광 MBC 본부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지난 번 결의문을 통해서 검증 가능한 인사 절차를 도입하자고 요구했지만 결국 철저히 무시됐다"며 "김재철 체제부터 멋대로 인사를 하면서 벌어진 폐해를 줄이고자 했지만 안광한 사장은 결국 주총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강성남 전국언론노조 위원장도 "MBC에서 지역MBC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도 지역사 사장은 밀실에서 헤게모니를 잡는 논공행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언론노조위원장으로 사장 선임 구조 개선을 말하는 건 상식이다. 이제 MBC에서 자리 잡을 때도 됐다. 언론노조는 앞으로 다른 방법으로 투쟁해가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MBC 본부노조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결의문에는 △ 지역MBC의 자율성과 독립성 회복을 위한 투쟁 전개 △ 사장 공모제 부활, 또는 지역 MBC 사추위 구성 등 사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 재고를 위한 투쟁 △ 2012년 지역 MBC 이사회 정관 개악 규탄, 원상복구 요구 △ 지역 MBC 독립적인 경영과 의사 결정을 위한 제도 개선을 권고한 방송통신위원회의 MBC 재허가 조건의 이행을 위해 철저한 감시 및 구체적 행동 촉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MBC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언론노조 측 행동에 대해 "MBC 사장을 선임하는 건 MBC 대주주인 방문진에서 결정한다. 그렇다면 지역사 사장 선임은 지역 MBC의 대주주인 본사(서울 MBC)에서 결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며 "본부노조가 떠드는 밀실야합, 낙하산 타령은 그저 투쟁을 위한 구실일 뿐, 그 본질은 MBC 경영권에 어떻게든 간섭하려는 본부노조의 속 시커먼 야욕"이라 설명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