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2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선교) KBS 국정감사에서 ‘유능한 PD와 기자들이 KBS를 떠나고 있다’며 비판했다.

미디어스 등 언론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 의원은 “최근 킬러 콘텐츠는 tvN <꽃보다할배>, <응답하라1994>, M-net <슈퍼스타K>, <히든싱어> 등으로 SNS를 통해 많이 회자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이 지적했다.

최 의원은 나영석 PD(<1박2일> 연출)와 신원호 전 PD(해피투게더 연출), 김석현 PD(<개그콘서트> 연출), 곽정환 PD(<한성별곡>, <추노>, <플랜B> 등 연출), 이명한 PD(<해피선데이> 연출), 김원석 PD(<성균관스캔들> 연출) 등을 언급한 뒤 “이 분들이 누구인지 알지 않느냐, 지금은 KBS에 없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은 “신원호 PD는 KBS를 떠나 현재 <응답하라1997>에 이어 <응답하라1994>로 각광을 받고 있다. <추노>를 연출했던 곽정환 PD 역시 다른 곳에서 좋은 드라마(빠스켓볼)를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최 의원은 <뉴스타파>로 옮긴 김용진 KBS 전 기자와 최경영 전 기자를 거론한 뒤“김용진 기자는 KBS를 떠나며 ‘KBS에 계속 있는 건 뭔가 죄를 짓는 느낌이 들었다. 국민들이 낸 피 같은 수신료로 무위도식하고 있다고나 할까? 뉴스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공공의 이익만을 위한 탐사저널리즘을 해보겠다는 게 이분들의 유일한 퇴사 이유였다”면서 “이 분들이 왜 KBS를 떠났냐” “KBS가 수신료, 돈타령 할 때가 아니다. 일단 (제작자율성 보장을 통한)내부단속부터 하라”고 요구했다.

최 의원은 길환영 사장을 향해 “KBS 사장 역할이 뭔가”라면서 “KBS에 아직도 야심찬 기자들이 많다. 그리고 국정원 사태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고 싶어 하지만 외압이 들어온다고 하면 KBS 사장으로서 양심 있는 기자들을 보호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길 사장은 “정권의 외압은 없습니다. KBS 주인은 국민입니다. (보도를 할 때에는)국민의 편에 서서 판단해야 합니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길 사장은 또한 예능·드라마 PD들의 퇴사와 관련해선 “그 친구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다 만나서 말렸었다”면서 “그런데 방송계의 상업화 물결로 인한 개인적인 측면이 컸다. 다들 스카웃비용이나 높은 보수를 받고 떠난 사람들이다. KBS가 그 사람들을 붙잡을 만한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답했다.

“스타PD KBS 떠나는 게 못마땅하다면 최민희 의원이 수신료 인상에 앞장서면 된다”

한편, 최민희 의원의 KBS 국감 질의에 대해 자유언론인협회 박한명 사무총장은 황당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사무총장은 “최 의원이 줄줄이 소개한 KBS PD들은 KBS보다 더 나은 제작여건을 찾아 떠난 사람들이다. 더 나은 제작 여건이란 고액의 몸값과 보수도 포함된다. 수신료를 절대 올려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분이 더 좋은 조건을 보고 떠난 PD들을 왜 KBS가 잡지 못했냐고 비난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면서 “최 의원이 KBS가 능력 있는 PD들을 잡아야한다는 게 진심이라면 좋은 작품을 위해 충분한 제작비를 마련할 수 있도록 수신료 인상에 최 의원이 적극 앞장서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박 사무총장은 또 “KBS에 수백명의 기자가 있고, 또 그 사람들 중 다른 곳으로 이직한 사람들도 여럿 있을 텐데 뉴스타파로 옮겨간 단 2명의 예를 들면서 KBS 외압 운운하는 건 어이없는 일”이라며 “앞뒤 논리가 맞지도 않는 사례를 들어 KBS를 그런 식의 엉터리로 비판하는 건 오로지 자신들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KBS를 비난하기 위한 비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소훈영 기자 firewinezer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