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 미디어워치 15호 기사입니다.
광우병 조작 보도로 PD와 작가 5명이 검찰에 기소된 MBC ‘PD수첩’이 6월 16일자 방영분 ‘한예종의 시련’에서도 왜곡과 편파보도를 일삼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MBC ‘PD수첩’은 일방적으로 현재의 한예종 체제를 지지하는 세력의 목소리만 전달했고, 또한 이 과정에서 진중권, 심광현 교수 등의 발언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도 포함되어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한예종의 부실 운영을 집중 취재하여 문제제기를 했던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회장 강길모) 측은 즉각 방통심의위에 심의요청하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PD수첩‘은 한예종 부실운영에 대한 책임으로 징계를 받은 황지우 총장의 “총장이 비전을 가지고 추진했던 역점 과제들 그런 곳에 (감사)가 집중되어있어요”, “그래서 일정한 타겟을 미리 정하고 감사에 들어갔고 그렇게 진행하는구나”라는 발언으로 시작했다.
문지애 아나운서의 멘트를 통해 “이 학교에서는 이론과 실기교육이 분리되어있지 않습니다”라며 한예종 측 입장을 그대로 전한 뒤 “한국종합예술학교 설치령 2조 예술실기 및 예술이론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과정....”이라며 한예종 설치령의 일부만을 자막으로 보여주었다. 또한 역시 문지애 아나운서의 멘트로 “학교 설치령에도 실기교육과 이론교육 모두가 교육 목적이라고 밝혔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이는 한예종 설치령에 대한 ‘PD수첩’만의 편향된 시각이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한예종의 설치에 대한 목적은 한예종 설치령 제 3조에는 “①예술영재교육과 체계적인 예술실기교육을 통한 전문예술인의 양성을 위하여”라고 설치 목적으로 규정되어있다.
‘PD수첩’이 일부만 소개한 설치령은 예술사과정을 정의한 제 2조이다. 바로 설치에 관한 3조에는 “체계저인 예술실기교육을 통한 전문예술인 양성”으로 되어있고, 2조에는 “예술실기 및 예술이론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과정”으로 되어있어, 이 두 조항이 충돌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왔다.
문화미래포럼이 6월 15일 주최한 토론회 ‘21세기 문화진흥을 위한 신문화법 제정 심포지엄’에서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변희재 정책위원장은 발제를 통해 “그 어떠한 법령도 설치에 관한 것이 상위이고, 교육과정은 그 설치의 목적에 맞게 정의해야할 하위이므로, 한예종 설치령에서 이 두 조항이 충돌한다면, 당연히 상위인 설치에 관한 조항에 맞게 교육과정 조항을 개정하여 전문예술인 양성 교육기관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PD수첩’은 이러한 내용을 누락시킨 것이다.
진중권, 한예종 자체 규정을 상위법인 학칙으로 왜곡 발언
진중권씨의 멘트 역시 사실왜곡이다. 진중권씨는 2008년 1학기부터 두 학기 강의를 한다는 등의 조건으로 객원교수로 채용되어 3400만원을 수령했지만, 2학기 강의를 하지 않아 1700만원을 반환하라는 처분을 받았다. 이에 진중권씨는 ‘PD수첩’에서 “객원교수가 강의만 하는 것으로 해석했거든요. 근데 학칙에 보면 객원교수는 강의 및 연구 다 하게 되어 있어요”라고 발언했다. 그러나 한예종의 객원교수를 규정한 학칙 17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7조(객원교수) ①객원교수는 사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실기전문가 또는 특수경력의 소유자로서 학교 또는 당사자의 필요에 의하여 객원의 형태로 교육을 담당하는 자로 한다.
②객원교수는 총장의 위촉에 의하여 지정한 기간에 지정한 교과목을 담당한다'“
학칙 17조 그 어디에도 “객원교수가 강의 및 연구 다 하게 되어있어요”라는 대목이 없다. 진씨가 이야기하는 것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학칙이 아니라 한예종에서 자의적으로 정할 수 있는 객원교수채용규정이다. 학칙이 상위법이므로 객원교수채용규정은 학칙의 범위를 넘을 수 없음에도, 학칙에 없는 내용이 규정에 포함되어있다면, 이 규정이야말로 학칙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 내용은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측과 진중권, 그리고 진보좌파 인터넷신문 프레시안 측이 공개 논쟁을 했고, 이미 언론중재위 심의로 넘어가있는 상황이다. ‘PD수첩’이 이를 몰랐을 수 없음에도 이 역시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혐의가 짙다.
총체적 통섭교육사업 감사결과를 특정 이벤트 심포지엄에 대한 것으로 왜곡
그리고 심광현 교수가 추진한 30억대 통섭교육사업의 중단처분에 대해서도 왜곡보도는 이어진다. ‘PD수첩’은 ‘isAT 2008 예술테크놀로지 국제심포지엄’을 소개한 뒤, 문화예술행정가 박명학씨의 “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이 만한 행사가 조만간 다시 우리나라에서 조직되기는 좀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이 듭니다”라는 의견을 소개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 중 한 단락만 떼내어 “이 심포지엄이 교내워크숍, 세미나 수준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병렬로 배치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는 특정 심포지엄을 지적한 게 아니다. 정확한 감사내용은 다음과 같다.
“32억원(인건비 12억원, 기자재 15억원 등)의 투입예산에 비해 사업결과물 내용이 부실하고, 심광현 교수 제자 등 예술학교 예술사․전문사 출신을 연구원으로 채용하여 이들의 호구지책 역할만 했을 뿐 뚜렷한 실적이 없음.
한국콘텐츠진흥원 평가결과(공연, 음향, CG, U-city, 창작, 에듀테인먼트 등 10개 분야 전문가 참여, 심사 : 붙임2)
- 질적평가 : 개념제시에 한계가 있고, 교내워크숍, 세미나 수준으로 미흡“
30억대 통섭교육 사업은 9개의 랩에서 진행하였고 각 랩마다 워크숍과 세미나를 진행하였다. 그 워크숍과 세미나를 총합하여 한예종 측에서는 결과보고서를 제출했고, 그 결과보고서를 분석해보면, 전체적으로 30억대 국민세금이 투입되었다고는 전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아마튜어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실례로 바로 심광현 교수가 담당한 AT미디어랩은 정신과 전문의조차 없이 영화제작으로 정신병을 치료하겠다는 키노애니드라마’, 아마튜어 수준의 독립영화제작과 시낭송에 불과한 것을 ‘Cine Poem'이란 거창한 언어로 포장해놓았다. 그러나 실제로 이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들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사진을 보면 어린 학생들이 종이 공작 게임을 하는 수준이었다. isAT 국제심포지엄은 30억대 사업 중 극히 일부인 하나의 이벤트였고, 통섭교육사업의 본질이 아니었다. ’PD수첩‘ 측이 감사결과 보고서를 검토했다면 이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광우병 보도에서처럼 조작의 실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현 정부로부터 징계받은 인물이 문화예술행정가로 등장
멘트를 한 문화예술행정가 박명학씨 역시 공정한 인물이라 보기 어렵다. 박명학씨는 유인촌 장관의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은 김정헌 전 문화예술위원장 재임 당시의 사무처장이었다. 그는 김정헌 위원장이 해임될 당시 부실운영 건에 대해 함께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다. ‘PD수첩’은 현 정부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은 전직 공무원에 ‘문화예술행정가’라는 타이틀을 주며 공영방송 프로그램에 등장시킨 것이다. 이렇게 박명학씨를 제외하고도, 부실운영의 당사자인 황지우 총장, 심광현 교수, 진중권씨를 비롯 인하대 조희문 교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예종 측을 두둔하는 인물만 출연시켰다.
한예종의 부실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측은 “MBC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왔지만, 지난해 광우병 파동 당시, ‘PD수첩’이 협회 회원사의 동영상을 무단으로 왜곡 게재하고, 거짓 해명한 바 있어, 이에 대해 유감표명을 해주면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뜻을 전했으나, 그 이후로 연락이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방영된 프로그램을 보니 설사 ‘PD수첩’의 인터뷰를 응했어도, 들러리 서고 끝났을 것”이라 평가했다. 문제는 ‘PD수첩’ 측이 수많은 편파왜곡보도를 하고, 남의 콘텐츠를 무단 게재하여, 취재에 응할 수 없는 취재원을 양산한 뒤, 그 핑계를 대고 자신들의 정치성에 걸맞는 인물들만 출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미디어협회의 전경웅 사무국장은 “자신들이 공영방송이라면 동영상 무단게재에 대해 유감표명을 해주면 되는 일을 하지 않고서, 방통심의위에 가서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고 변명할 것 아니냐”며 ‘PD수첩 측을 비판했다.
검찰 기소가 확정된 바로 그 주, 또 다시 왜곡 편파 보도로 방통심의위의 심의를 받게 된 ‘PD수첩’측이 과연 또 어떻게 해명하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허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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