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논란 속 영남권 순례 `당심점검'
(울산.부산.양산=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4일 "제가 다른 욕심없이 이 나라 경제 한번 살리겠다는데 왜 이것을 못하게 하려고 앞다리, 뒷다리 거느냐"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지역 당원연수회에서 "저를 끌어내리면 정권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 국민은 절대 속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반문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나라 건국 이래 집권여당이 야당의 경선에 참여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후보를 만들겠다고 작정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한 뒤 전날 김덕룡 의원의 인터넷 홈페이지 글을 인용, "밖에서 던지는 돌보다 안에서 던지는 돌이 더 맵다"면서 당 안팎의 검증공세를 동시 비판했다.
그는 또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대운하는 노무현(盧武鉉) 정부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차기 정부에서) 하겠다는데 왜 말리느냐"면서 "대운하를 못하게 하면 이명박을 한나라당 후보에서 떨어뜨릴 수 있다는 뻔한 수가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권철현, 정의화, 안경률, 박형준, 김희정, 이성권, 이재웅, 박승환 의원 등 한나라당의 부산지역구 국회의원 17명 가운데 8명과 1만여 명의 지지당원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이 전 시장은 앞서 울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울산 당원교육에서 최근 자신을 겨냥한 각종 검증공세에 언급, "6월 한달간 검증이다 뭐다 해서 고생을 했는데 7월 한달 또 고생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믿거나 말거나 (네거티브 공세가) 계속 나온다"고 지적한 뒤 자신을 둘러싼 최근의 의혹을 해명했다.
그는 `위장전입'과 관련, "제가 어려서 제대로 공부를 못해서 이 정도 형편이 되었으니 내 자식들에게는 공부를 좀 시켜보려는 과욕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 때는 대통령 될 생각도 없었고 그저 열심히 살 때인데 지금 생각하니까 후회스럽다. 그래서 사과했다"고 말했다.
또 재산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내가 대통령이 되려고 마음도 안 먹었을 때 왜 남의 이름으로 재산을 넣어뒀겠느냐"고 반문한 뒤 "제 부모님이 많이 못 배우고 가난했지만 자식들을 정직하게 키워 반듯하게 살 수 있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이어 "어떤 권력 가진 사람이 있는지 몰라도 내가 볼 수 없는 내 자료가 막 나온다"며 '권력형 음모'를 주장하면서 "(저를) 앞에서 걸고 뒤에서 거는 것은 경제를 죽이는 것이다. 나에게 이렇게 세게 나오는데 김정일(국방위원장)에게 좀 세게 나갔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영남권 방문 중 양산 통도사와 부산 삼광사 등 지역사찰을 잇따라 찾아 '불심 챙기기' 행보도 계속했다.
특히 통도사에서 정우 주지 스님은 최근 검증 공방에 언급, "불교에 `도고마성(道高魔盛)'이라는 말이 있는데 '깨치기 전에 어려움이 더 많아진다'는 뜻"이라고 소개한 뒤 "용수철이 탄력받으면 벌떡 일어서지만 큰 무게로 누르면 못 일어난다. 웬만하면 대응하지 말라. 큰 힘으로 용수철 누르듯 중심을 잡으라"고 당부했다.
정우 스님은 또 "힘이 생길 수록 어려운 장애가 생긴다. 문제 삼으려고 하면 작은 것도 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고, 이에 이 전 시장은 "세상사 이런 것 저런 것 다 겪으면 도가 트인다"고 화답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대구에서 여장을 풀고 하룻밤을 묵은 뒤 5일에는 대구 및 경북지역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하고 김천 직지사도 찾을 예정이다.
한 측근은 "'제2의 고향'인 울산 방문은 지난 4월 이후 약 3개월만으로 박 전 대표에 비교우위를 보이고 있는 지역의 지지세를 굳히기 위한 행보"라며 "부산과 대구에서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따른 지역발전 비전을 제시하며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의 팬클럽인 MB연대 회원 2천여 명은 이날 오후 7시 전국 각지에서 '민경이(민생경제를 살릴 이명박)를 지켜내자'는 주제로 '7.4.7 데이'(7월 4일 7시) 정기모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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