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강기택기자]현대오일뱅크의 최대주주인 아랍에미리트의 국제석유투자회사 IPIC가 현대중공업에도 오일뱅크의 지분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오일뱅크의 2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투자의향서를 받은 뒤 가격 등 조건을 검토중이다.
IPIC의 모하메드 나세르 알 카일리 전무는 "향후 입찰을 통해 현대오일뱅크 보유 지분 70% 가운데 35%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지난 달 밝힌데 이어 현대중공업과 함께 롯데그룹,GS그룹, STX그룹 등에 현대오일뱅크 인수를 제의했다.
이처럼 IPIC가 오일뱅크의 원래 주인이자 2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분 19.8%), 최근 수년 동안 정유업 진출 의사를 밝혔던 롯데와 STX, 이미 정유업을 하고 있는 GS 등에 모두 투자의향서를 보낸 것은 이들의 경쟁을 유도해 높은 가격을 받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IPIC의 제안과 관련해 현대중공업은 "최근 IPIC로부터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 제안을 받아 검토중이지만 인수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2조원에 달하는 현대중공업의 현금보유량과 연고권 등을 감안할 때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는 1999년 정유업계의 자발적 '빅딜'로 현대오일뱅크가 한화에너지를 합병한 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부채가 급증하자 IPIC에 신주 발행 방식으로 지분 50%를 5억1000만달러에 넘겼다. IPIC는 이후 콜옵션 행사 등을 통해 70%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가 IPIC에 오일뱅크 지분을 매각할 당시 우선적으로 되살 수 있는 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4.35%) 현대제철(2.21%) 현대산업개발(1.35%)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오일뱅크를 되찾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IPIC의 제안과 관련해 GS와 롯데는 "인수 제의가 왔으니 검토를 해 보는 수준"이라고 밝혔으며 STX는 "인수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강기택기자 ace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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