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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 영웅 '스파이더맨'에 맞설 한국 영웅은?

국내 개봉, 13일만에 380만명 돌파


5월 1일 개봉한 '스파이더맨3'가 38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전국 스크린수 820여개 확보로 스크린독과점 논란이 고개를 들긴했지만 스크린독과점이 아니었더라도 스파이더맨의 흥행은 예고된 사항이었다.

원작 만화를 바탕으로 시리즈 3편인 '스파이더맨3'는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 29개국에서 흥행기록을 갱신했다. 또한 미국을 포함해 107개국에서 벌어든인 수익은 3억8000만달러로 제작비인 3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영화시장에서 '스파이더맨3'는 13일만에 380만명이라는 관객을 불러모으며 '한국영화위기설'에 힘을 실어줬다. '스파이더맨3'에 맞서 '중박'이라도 결과를 낸 영화는 '극락도 살인사건' 단 한편뿐이다.

13일간의 흥행괴력, 한국영화는 어디에?

5월 1일 '스파이더맨3'가 개봉할 당시를 전후해 '스파이더맨3'와 경쟁하기 위한 한국영화는 '극락도 살인사건', '아들', '이대근, 이댁은'등이 전부다. '극락도 살인사건'이 한국형 미스터리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 이외에 멜로와 코미디물이 한국영화 소재의 모든것이라 할수 있다.

관객수가 감소해 극장가가 한산하다는 영화계의 푸념을 비웃기라도 하듯 '스파이더맨3' 불과 13일만에 380만명을 불러모았다. 많은 관객들이 '스파이더맨3'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이유는 '스파이더맨'을 열렬히 지지해서가 아니다. 그간 한국영화로부터 '영화관람의 재미'를 얻을수 없었던 관객들의 기대와 욕구를 '스파이더맨3'가 채워줬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더이상 '한국영화'라서 봐주지 않는다. '정말 재밌고 감동적으로 만들었다'는 감독이나 배우들의 자평도 효과가 없다. 관객들은 철저히 영화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해 자신의 소중한 한표(관람티켓)를 행사한다.

이러한 관객들의 소비성향에 맞게 제작된 한국영화가 없었던 탓에 '스파이더맨3'는 한국영화시장에 '무혈입성'이 가능했다.

개봉14일차인 '스파이더맨3'는 이후 바통을 넘겨줄 영화들이 줄지어 대기중이다. '슈렉3'를 선두로 '캐러비안의 해적3', '다이하드4', '해리포터 불사조기사단', '트랜스포머'등 블록버스터와 액션영화들이 넘쳐난다.

반면 한국영화는 멜로와 코믹, 여름시즌을 겨냥한 호러물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4년만에 컴백한 이창동감독의 '밀양', 5.18을 소재로 한 '화려한 휴가', 남북합작 코드로 홍보에 나선 '황진이', TV시리즈의 스크린판 '전설의 고향'등이 헐리웃 영화와 경쟁라인에 있다.

영화라는 특성상 뚜껑을 열어보기 전엔 결과를 알수 없지만 헐리웃 영화의 경쟁구도에 선 영화들이 한국영화시장을 방어하기엔 부족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상반기 한국영화들이 평단의 좋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연이어 흥행부진을 겪었고 헐리웃 영화인 '드림걸즈', '에라곤', '일루셔니스트', '고스트 라이더'등도 참패를 겪었다. 한국영화든 헐리웃 영화든 또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든 판타지든 영화적 재미가 없는 영화는 가차없이 버려진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헐리웃 블록버스터가 연이어 극장가를 공략하는 현 시점에서 한국영화는 천만관객 신화인 '괴물'이나 '왕의남자' 그리고 '타짜', '미녀는 괴로워', '웰컴투 동막골', '말아톤'등 한국영화이기에 성공할수 있었던 영화적 특징을 잘 파악해 이러한 영화들을 지속적으로 공급할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한국영화엔 영웅이 없다

'스파이더맨'은 '슈퍼맨', '배트맨'과 더불어 미국을 지켜온 오래된 영웅중 하나다. 그들은 평상시에는 평범하고 남들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일반인보다 숫기없고 차분하며 섬세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들이 일단 '변신'을 하고나면 세계평화를 짊어져도 괜찮을듯한 슈퍼히어로로 바뀐다. 물론 세계평화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사생활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사랑까지 버려야할지도 모르는 판이다.

과거 헐리웃 영화들은 자국영웅들의 영웅담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영웅들은 관객들에게 보여줄 뭔가가 더욱 많이 필요해졌고 기존 영웅들이 가지고 있던 낡은 생활방식을 탈피해 현대인이 공감할수 있는 갈등과 고민을 영웅들에게 주입시켰다. 딴세상 이야기였던 '맨'들의 영웅담이 현대인의 '현실'과 맞물려 돌아가면서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영웅심을 자극한다.

어찌보면 '스파이더맨'이나 '슈퍼맨'등은 너무도 오래된 영웅들이다. 그럼에도 현대적인 소재와 원작의 융합, 현재의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연출과 주연배우의 캐스팅, 어색함이 아니라 현실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의 특수효과는 영웅들의 귀환을 무리없이 받아들이게 만들어냈다.

한국영화는 한국형 영웅만들기에 너무도 인색하다. 우리에게도 헐리웃 못지않은 영웅들이 있지만 대다수 어린이용 영화의 캐릭터로 비춰질 뿐이고 어른이 되면 영웅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한국형 영웅의 탄생을 어렵게 한다.

'스파이더맨'이나 '배트맨', '반지의제왕', '해리포터'등도 이러한 기준으로 본다면 어린이용 소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당당히 스크린을 통해 영웅으로 부상했고 전세계인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 1995년 한국형 영웅인 '홍길동'이 한일합작 애니메이션 '돌아온 홍길동'으로 제작되었고 지난 2004년 '어사 박문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신암행어사'가 한일합작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특히 원작 '신암행어사'(양경일, 윤인완)는 일본에서 150만부가 팔리는 기록을 세운바 있어 한국형 영웅들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준 일례로 꼽힌다.

헐리웃 영웅들에 맞설수 있는 한국형 영웅들이 '건달형님'이나 '조폭보스'가 아니라 '홍길동'이나 '어사 박문수'같은 한국형 영웅이기를 대중들도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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