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반도 강점기 한국의 독립운동가와 한국인의 인권을 위해 투쟁해 '일본판 쉰들러'로 불렸던 일본의 고(故) 후세 다쓰지(布施辰治) 변호사의 생애를 그린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 장소는 도쿄 분쿄(文京)구 기치조지(吉祥寺)의 젠신자(前進座)극장. 극장측은 20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25일까지 매일 한차례씩 공연을 한다고 19일 밝혔다.
후세 변호사는 1880년 미야기(宮城)현에서 태어났으며 1902년 메이지(明治)법률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판.검사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나서는 조선 독립운동가 변호 등 인권.사회운동 옹호에 전력했다.
1919년 2.8 독립운동으로 인해 체포된 최팔용(崔八鏞) 백관수(白寬洙) 등 조선 유학생의 변론을 맡은 뒤 이듬해에는 조선 민중의 해방운동을 위해 노력할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1923년 관동대학살 당시에는 조선인 학살에 대한 사죄와 책임을 통감한다는 내용의 사죄문을 작성해 한국 언론사에 보내기도 했다.
이런 활동을 하는 그는 일본측에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될 수 밖에 없어 그 자신도 탄압을 피할 수 없었다. 1930년대에 들어 그는 세번이나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두번이나 투옥됐다.
2차대전이 끝난 뒤에도 일본에서 한국인들을 위한 변론에 적극 나섰으며 1953년 사망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해 한국 정부도 지난 2004년 후세 변호사에게 '건국훈장'을 추서했다.
후세 변호사역을 맡은 배우 마스키 히로시(益城宏)는 "나는 주인공과 같은 지역 출신이다. 같은 사투리로 변호를 할 수 있는 이 배역을 꼭 맡고 싶었다"고 말했다.
후세 변호사는 오랫동안 젠신자 극장의 후원자 역할을 했다. 이번 공연은 극장측이 개장 75주년 기념작으로 준비했다.
(도쿄=연합뉴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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