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 메구로(目黑)구 유텐지(祐天寺)에 보관돼 있는 징용 피해자 등 한인출신 희생자 1천135명의 유골상자 가운데 실제 유골이 없는 것이 상당수라고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이 밝혔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9일 보도했다.
총련계 단체인 이 조사단이 외무성의 내부문서를 분석한 결과 또 유골이 있는 경우에도 명부상의 신원과 실제 유골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서는 2차대전후 일본인 철수 등을 담당했던 외무성 아시아국 제5과가 1954년에 작성한 '조선출신 전몰자 관련 건'이란 제목이다. 지난 2000년 외무성의 외교기록 공개 당시 이 조사단의 홍상진(洪祥進) 사무국장이 입수했다.
문서에 첨부된 표에 따르면 또 구(舊) 해군에서 한인출신 사망자 1만2천761명 가운데 9천855명분의 유골이 1948년까지 반환됐고, 2천906명의 유골은 반환되지 않은 채 히로시마(廣島)현 쿠레(吳)시에 일시 보관돼 있다. 이들 가운데 실제 유골이 있는 것은 240명으로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반환 유골은 이후 구 후생성에 의해 유텐지에 위탁, 보존돼 왔다. 지난해말 일본측이 한국에 유골상자 내용 사진 137장을 보냈지만 이들 가운데 123개는 실제 유골이었다. 나머지는 머리카락, 손.발톱, 돌, 조개껍데기 등이었다. 일본측은 "유골 수집이 불가능할 경우엔 유품이나 근처의 돌 등으로 대신해서 보냈다"고 밝혔다.
유텐지에는 광복의 기쁨을 안고 귀국길에 올랐던 54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일본 군함 우키시마마루(浮島丸) 폭침사건의 희생자 280명의 유골도 보존돼 있다. 일본측은 "해저에서 인양한 유해를 화장한 뒤 사망자 수에 맞춰 유골상자에 분리해 넣었다. 이름과 유골이 일치할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생존해 있으면서도 유텐지에 유골 명부가 보관돼 있던 김상봉(金相鳳.84.부산 거주)씨가 8일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9일 도쿄에서 열리는 조선인강제연행진상조사단 집회에 참가, 일본 정부에 대해 자신이 사망자 명부에 포함된 경위를 해명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도쿄=연합뉴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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