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샤오핑은 한번도 진압결정 후회치 않아
(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1989년 6.4 톈안먼(天安門) 시위의 유혈진압을 진두지휘한 양상쿤(楊尙昆) 전 중국 국가주석이 이를 중국공산당이 저지른 가장 큰 실책이라고 반성했던 것으로 알
려졌다.
반면 톈안먼 시위 진압을 결정한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사망 전까지 한 번도 진압결정을 반성하거나 후회하는 말을 남기지 않았다고 홍콩 빈과일보(Apple Daily)가 16일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연재중인 `덩샤오핑 비록'을 인용,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의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은폐
사실을 폭로, `중국의 양심'으로 불리는 원로 군의(軍醫) 장옌융(蔣彦永.75)과 인터뷰를 통해 양상쿤의 이런 발언 사실을 확인했다.
장옌융은 지난 2004년 2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게 톈안먼 사태의 재평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며 양상쿤이 사망 전에 자신에게 "당이 6.4사건에서 역사상 가장 엄중한 잘못을 저질렀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양상쿤은 또 "조만간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말도 남겼다.
당시 군부를 움직여 톈안먼 사태를 무력 진압한 양상쿤 당시 국가주석은 93년 3월 제8기 전인대에서 국가주석직에서 물러난 뒤 98년 92세로 사망했다.
톈안먼 시위의 학생지도자로 위구르족 출신인 우얼카이시(吾爾開希)는 또 덩샤오핑의 장남 덩푸팡(鄧樸方) 중국장애인연합회 주석이 일찌감치 당의 진압결정 소식을 전해듣고 자신들을 설득하러 찾아왔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89년 5월20일 베이징에 계엄이 선포된지 얼마 되지 않아 덩푸팡은 톈안먼광장을 찾아 학생들에게 유혈사태를 피할 것을 당부하면서 학생들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중국 지도부는 아직까지 덩샤오핑의 시위진압 결정이 `정확'한 것이었다는 평가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내 민주화 인사들의 재평가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오는 19일은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일컫는 덩샤오핑의 사망 10주기로 중국 정부는 최근 `덩샤오핑 문집'을 발간하고 일련의 행사를 갖는 등 추모행사를 준비중이다.
jooho@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