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년 새해들어 기관과 외국인들이 우리 증시에서 무려 1조3천억원에 육박하는 순매도를 벌여 연초 주가 급락을 주도한 반면 개인들은 1조여원 어치를 순매수해 증시를 떠받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초 주가가 강세를 나타낼 때 기관과 외국인이 3천7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고 개인들이 약 2천800억원을 순매도한 양상과 크게 대비되는 것이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9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무려 8천958억원의 순매도 행진을 벌였으며 외국인도 그 절반 수준인 4천15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인해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일 현재 1,388.77로 작년 납회일인 12월 28일 종가 1434.46 대비 45.69포인트(3.2%) 급락했다.
기관 가운데 투신은 올해들어 6천608억원어치를 순매도해 가장 많은 주식을 팔아치웠고 다음으로 연기금(1천709억원), 증권(1천285억원), 은행(292억원)이 뒤를 이었으며 보험만이 유일하게 1천12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이 기간 1조647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여 하락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작년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1402.58로 전년 종가 1,379.37에서 23.21포인트(1.7%)가 상승하는 동안 기관(1천837억원)과 외국인(1천860억원)은 총 3천69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오히려 2천8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들어 기관들중 가장 많은 매도를 한 투신의 경우 작년 동기에 1조312억원을 순매수해 당시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었다.
이같은 현상은 작년말 증시 전문가들이 올 한해와 1월 증시를 낙관하면서 특히 기관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 일단은 크게 빗나갔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와관련, 거래소 관계자는 "작년말 4조3천억원에 달하던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가 연초 외국인의 선물 대량매도와 맞물려 예상보다 빨리 대거 청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투신의 대량 순매도는 만기 도래와 해외펀드로 갈아타려는 펀드 투자자들의 증가에 따른 환매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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