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영화발명가 미셸 공드리의 작품세계가 한국의 관객들과 통했다. 12월 21일 개봉한 <수면의 과학>이 관객들로부터 이례적으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내며 장기상영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21일, 극장가에는 <박물관이 살아있다>, <중천>, <007 카지노 로얄>, <해피피트>, <올드미스 다이어리 극장판>, <네티비티 스토리> 등 영화계 불황 속 크리스마스 특수를 노린 거대한 영화들로 가득했다. 대부분 3, 400개관을 호령하며 관객몰이에 나선 대작들 사이에서 <수면의 과학>의 개봉은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난 후, 우리는 박스 오피스 10위권 안에서 <수면의 과학>의 이름을 발견한다. 개봉성적은 9위, 언뜻 부진해보이지만 전국 144개 극장을 잡은 <네티비티 스토리>와 55개 극장에서 상영된 <Mr. 로빈 꼬시기>사이에서, 단 6개의 개봉관으로 9위를 차지한 <수면의 과학>의 스코어는 결코 흔치 않은 현상이다.
스코어뿐 아니라 관객들의 호응은 더욱 대단했다. 모 포털사이트에 따르면 <수면의 과학>이 네티즌으로부터의 압도적인 지지로 인해, 현재 상영영화중 타작품들과는 대조적으로 높은 1위의 별점평을 받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네티즌들은 “재밌음 정말” gukgagimil, “극장에서 그렇게 큰소리로 웃어본 건 첨이다. 기발해” muphar, “그 동안 사용하지 않던 부분의 뇌세포를 건드려주는 듯” ahahakk, “영화관 내 사람들이 자지러지게 웃었던 영화...” rieso, 라며 영화관에서의 즐거웠던 경험을 추억한다.
한편으로는 “기발하고 사랑스럽고 슬픈 영화였습니다. 정말 꿈같네요.” Lyunstory, “요 근래본 영화 중에 가장 인상적~신선한 충격!!” perezsh, “영화를 매력적이라 표현하긴 처음이다. 이 영화 매력적이다” sunrise_01, “유쾌하며 환상적인 영화. 최근 개봉작 중 단연 최고” moonshine80, 등 영화의 특징을 묘사하며 작품성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미셸 공드리 감독의 달콤하면서도 환상적인 러브스토리 <수면의 과학>, 다소 파격적인 영상적 실험과 이야기 방식으로 대중적이지 않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 관객들은 깊은 공감과 호응으로 이에 답했다. 하지만 첫 주의 좋은 반응에도 불구하고 <수면의 과학>이 앞으로 나갈 길은 쉽지만은 않다. 2주차 상영관 역시 놓칠 수 없는 거대작들 사이에서, 일단은 장기상영을 결정한 <수면의 과학>은 ‘우리 역시 <수면의 과학>을 보고 싶다’,는 지방관객들의 호소에 따라 부산 지역 개봉관을 하나 더 확보한 상태. 모처럼 인정받은 비주류 영화가 과연 국내 배급전쟁에서 얼마나 더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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