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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캐나다는 중국의 권위주의 정권을 다룰 때 순진해선 안된다 (글로브앤메일)

중국 패권의 범위와 규모 문제와 관련, 우리 민주주의 국가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대응할 것인가



※ 본 서평은 캐나다 유력지 ‘글로브앤메일(Globe and Mail)’에 2019년 3월 4일자로 게재된 휴 시걸(Hugh Segal)의 기고문 ‘캐나다는 중국의 권위주의 정권을 다룰 때 순진해선 안된다(Canada must not be naive when dealing with China’s authoritarian regime)’를 ‘글로브앤메일’ 측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는 것입니다. (번역 : 요시다 켄지)





조너선 맨소프의 신작 베스트셀러인 ‘판다의 발톱, 캐나다에 침투한 중국 공산당’은 지난 수 십 년간의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에 대해서 섬세하게 잘 연구된 결과물로서, 일단 읽기가 매우 부드럽고 편한 책이다.

이 책은 매 정권 하에서 중공의 전술 및 캐나다 정부의 순진함만 살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더욱 긴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즉 다양한 측면에서, 이 시대의 핵심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최근 한창 탄력을 얻고서 밀어닥치고 있는 권위주의적 파도의 그 범위와 규모 문제와 관련, 우리 민주주의 국가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대응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입문서라는 것이다. 

이 책은 중공과 캐나다 사이에 무역, 그리고 첨단 기술 이전 및 범죄인 인도 문제에 대한 마찰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훨씬 이전에 쓰였다. 그렇기에 이 책은, 한때는 온화했었던 권위주의적 대국이 이제는 국제법과 타국 주권을 무시하고 국경을 넘나들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략에 돌입하기 시작하는 때에 맞춰 민주주의 국가가 직면할 새로운 역학 문제에 대해서 시기적절하게 서술한 책인 것이다.



중공 내부의 불완전한 법적 절차, 무죄 추정의 무시, 언론의 자유 박탈, 그리고 종교 및 민족적 관용의 결핍 문제에 관한 캐나다의 시각이 물론 중요하기는 하지만, 결코 가장 절실한 사안은 아니다. 

중국 공산당은 자국 내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에 거주 중인 화교들에 대한 통제권까지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중앙집권식의, 그 주제넘은 권력과 지배력을 그만 놓아버리거나 또는 줄여보고자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애초 전혀 없다. 한 중견국가(캐나다)가 아무리 선의를 갖고 공손하게, 평화적인 간청을 한다고 해도 그들의 그런 속성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천안문 광장에서의 학살 및 티베트인과 위구르인에 대한 박해가 보여주듯, ‘지배’와 ‘권위’야말로 바로 중국 공산당의 핵심 교리이며, 따라서 이는 서구의 집회, 언론, 종교의 자유 또는 다양성의 존중이란 원칙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완화될 수가 없는 것이다. 

아울러, 중공이 내정간섭으로부터 자유롭게 국정운영을 할 권리가 있듯, 우리도 역시 중국의 과도한 침투와 압박 없이 우리의 국익을 추구할 권리가 있지 않은가.

수많은 자국민을 빈곤에서 해방시킨 중공의 감격스러운 경제적 성공에 대해 말한다면, 물론 그들의 경제적, 산업적 정책이 여러 측면에서 기여를 하기도 했다.

조너선 맨소프의 책에서 명확히 강조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인 핵심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번영’이란 바로 중앙 통제와 뚜렷하게 정의된 공산당과 국가 주도의 목적에 의한 결과물이란 것이다. 

이른바 ‘저항적 소수파의 권리(right of dissent)’, 그리고 ‘민주적 다원주의’, ‘공포로부터의 자유’ 등 캐나다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중공 정부에겐 이 새로운 세계 무역과 외교 경쟁 구도에서 오히려 악용될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의 약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캐나다가 소중히 여기는 자유민주주의와 개방적 경제 및 정치의 척도가 있다면, 중공 정부도 국내외에서 자국의 자신감을 북돋을 수 있는 그에 상응하는 자국의 역사와 문명과 관련해 두 배는 더 우월적인 척도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수백만 명의 중국인이 캐나다와 여타 국가들로 이주하고 대학에 진학하려 한다. 또한 많은 중국인이 홍콩과 대만에서 민주적 사회를 한층 더 개척하고자 노력한다. 이는 중국인과 그들의 권위적인 정부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며, 우리는 분명 이를 인식해야만 한다. 외교, 무역, 그리고 전략적 정책에 있어 우리들의 경쟁자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 및 산하기관들이지, 중국인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반세기 동안 캐나다인이 중공에 밀(wheat)을 수출하고, 외교 관계를 형성하고, 또 국제기관과 함께 중공을 지원했던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인가? 혹은 닉슨 전 대통령이 베이징에 가지 말아야 했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전쟁이 목적이 아닌 이상 거대한 경제적, 인구학적 경쟁자를 고립시키는 것은 답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경쟁국의 동기를 파악할 때, 전술적 이해와 전략적 계획을 위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자기 인식(contextual awareness)’이다. 그런 의미에서 ‘판다의 발톱, 캐나다의 중국 공산당’의 폭로는 캐나다와 같은 선의의 중견국가에 분명한 자기 인식을 심어주었다. 

그것은 바로 캐나다가 새로운 ‘도로의 규칙(rules of the road)’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중공과 교류 할 때, 중공 통제하에 있는 기관, 경제, 외교, 군부가 ‘공명정대(fair minded)’라는 보편적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꾐에 빠져서는 안 된다. 우리는 중공으로부터 도망쳐온 중국계 캐나다인의 자유를 포함하여 캐나다의 안보와 자유를 중공의 전복 활동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적어도 규범을 갖고 캐나다의 자원, 기술 및 투자에 접근하고자 하는 국가들은 자국 통제권에 있는 군부와 정보부를 동원해 캐나다를 상대로 하여 사이버 공격을 개시하지는 않을 것이 아닌가.

그렇기에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 아시아 태평양에서의 방첩(counter-intelligence) 문제는 물론, 해군, 항공, 사이버 분야에 있어 공동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중공의 합법적인 지역 지배권이나 평화로운 국제 경제적 열망에 찬물을 끼얹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행여 자신들에게 닥칠 수 있는 경제적 손실과 위험 부담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중국 공산당 독재정권이 추구할 수 있는 불법적인 모험주의를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다.      

권위주의적 경제 강대국인 중공, 그리고 민주적 자유시장을 추구하는 중견국가인 캐나다의 관계가 상호 공평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제 ‘도로의 규칙’이 필요불가결하다.

‘판다의 발톱, 캐나다에 침투한 중국 공산당’은 그러한 규칙을 중공이 독단적으로 설정하는 것을 방지해야 할 이유에 대해서 설득력 있게 주장하고 있다.  


- 이 서평을 작성한 휴 시걸(Hugh Segal)은 매시대학교(Masset College) 총장이자 뭉크 스쿨(Munk School) 국제학과 및 퀸즈스쿨(Queen’s school) 행정학과 특별 선임 연구원이다. 전 캐나다 상원 외교위원회 및 국제 무역위원회 의장을 역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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