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간경화 말기로 병실에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 일부를 제공한 병사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육군은 23일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군수지원대대에서 운전병으로 복무 중인 이재용(23) 병장이 지난 달 19일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자신의 간 일부를 아버지 이호섭(60.충남 공주) 씨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병장의 아버지는 2006년 말 간경화 3기의 진단을 받았지만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1년여 간 이 같은 사실을 숨겨왔다. 하지만 아버지의 병색이 짙어가면서 작년 12월 이 병장을 제외한 가족들도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뒤늦게 어머니로부터 아버지의 병환소식을 전해들은 이 병장은 지난달 11일 부대에 장기제공 승인신청서를 제출했고 부대장의 승인을 받아 같은 달 19일 이식수술을 받게 된 것.
간 일부를 떼어낸 이 병장은 퇴원했고 아버지도 수술 후 3주간의 고비를 잘 넘기면서 현재 특별한 합병증세 없이 빠르게 회복 중이라고 한다.
6월 17일 전역 예정인 이 병장은 "부모님이 주신 저의 몸의 일부를 부모님을 위해 드린 것 뿐"이라며 "건강해진 아버지의 모습을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민구(중장.육사 31기) 수도방위사령관은 지난 10일 이 병장의 효행을 높이 평가하고 표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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