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800만 이상 관객이 본 영화 중 이처럼 혹한의 평가를 받은 작품이 또 있었을까?"
바야흐로 11월, 국내 3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청룡영화상과 대한민국영화대상 시즌이 돌아오면서 각각의 후보작이 속속들이 공개되고 있다.
그런데 후보작 선정에서 두 영화제는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영화 팬들 사이에서 '영화제 마다 존재하는 평가 기준'이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올 여름 72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화려한 휴가>는 제28회 청룡영화상에서 최다 후보로 지명 됐고, 제6회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는 작품상과 감독상 등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먼저 청룡영화상이 주목한 김지훈 감독의 영화 <화려한 휴가>는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김지훈), 남우주연상(김상경), 여우주연상(이요원), 남우조연상(박철민), 촬영상(이두만), 미술상(박일현), 각본상(나현) 등 총 8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광주에 사는 택시기사 민우(김상경 분)와 그의 주변 사람들의 1980년 5월을 그린 <화려한 휴가>는 역사 속에서 비극으로 기억되고 있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해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가 된 바 있다.
반면 지난해 11월 2일부터 올해 10월 18일까지 개봉된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청룡영화상에서 후보작 심사에서 제외된 이명세 감독의 영화
하지만
이 밖에도 지난해 주요 후보작으로 올해엔 청룡영화상 후보작 선정에서 제외된 <타짜>는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전문가들은 영화제마다 심사 기준이 조금씩 다른 것에 대해 후보작 대상 기간과 영화제 성격, 심사위원의 취향 등을 이유로 보고 있다.
아울러 영화상의 경우 대중 취향에 맞춰가기 보다는 대중을 이끌고 나가야 한다는 의지가 더 필요한 것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흥행이 곧 작품성"이라는 단순 공식은 평가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 워>는 올 한해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음에도 두 영화제에서 모두 기술 부문 후보 정도에만 올라 영화제 평가 기준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봉 당시 "평론가의 혹평 VS 디빠의 사수(영화 <디 워>의 팬들을 일컫는 변말)"로 평가가 갈렸던 것처럼 영화제 마저도 또 한 번의 격론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후보작 선정 기준으로 봤을 때 8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 폭발적인 선전으로 속편까지 제작 중인 <디 워>의 영화제 평가는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왕의 남자>, <웰컴 투 동막골>, <괴물> 등 역대 흥행 베스트 영화와 비교하면 거의 참혹한 수준이다.
청룡영화상에서는 기술 부문에만 <기담>, <황진이>, <중천> 등과 겨루게 되며, 대한민국영화대상 역시 시각효과상에서만
물론 <디 워>의 청룡영화상 한국영화최다관객상은 따놓은 당상이다. 그러나 최우수 작품상 부문이 따로 있는 상황에서 최다관객상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여론이 있어 <디 워>의 작품 완성도는 사실상 영화제에서 무시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디 워>는 특수효과로 크레딧된 2명이 모두 미국인으로 알려져 있는 데다 그 밖에 음악이나 촬영, 편집, 프로덕션 디자인 등도 미국 스탭으로 이뤄져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한국 영화'로써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 팽배하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디 워>의 경우 조감독 3명과 녹음 작업에 들어간 14명, 미술 분야 6명... 전부 미국 스탭"이라고 설명하며, "기본적으로 <디 워>를 '우리 기술로', '우리 특수효과 기술 노하우 축적'으로 만들었다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이달 2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청룡영화상)에서 12월 1일 세종문화회관(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각각 거행된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이 감독의 불참으로 인해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제외한 다른 부문 후보작에서 제외된 것을 비롯해 후보작 선정에 대한 검증, <디 워>의 평가 절하 등 한동안 영화제 관련 소식들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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