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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선전포고, "승자가 모든 것 다 갖자"

손학규 등 대통합파, 정권교체인지 승계인지 입장부터 밝혀야


민주당의 탄핵, 손학규의 탈당 용서하겠다는 유시민

발언의 태도와 표정은 온화했다. 그러나 발언의 내용 하나하나를 따져보면, 참평포럼에서의 유시민의 발언은 사실 상 선전포고에 가까웠다. 쉽게 말하면 “너희 한판으로 승부해서, 이긴 자가 다 먹는 게임 해보자!” 이러한 제안을 던진 것이다.

유시민의 발언 중 통합민주당을 겨냥하여, 탄핵세력을 용서하고, 손학규 후보를 겨냥하여 보따리 싸고 온 것도 용서하겠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대통합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물론 유시민이 이러한 발언을 하게 된 이유는, 통합민주당은 물론 열린당 탈당파까지도, 국정실패의 책임과 열린우리당 해체를 요구하는 작금의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발언대로라면, 탄핵을 주도한 민주당과, 탈당한 기회주의자 손학규를 모두 용서할 테니, 국민의 정부는 물론 참여정부를 승계하는 대통합신당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에 국정책임실패라던지, 열린당 해체요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만약 통합신당이 참여정부를 부정한다면, 자신은 10명이 남는 열린우리당을 그대로 지키겠다는 발언으로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친노가 경선 승리하면 모조리 숙청하겠다는 의지 표명

유시민의 발언 중 흥미로운 부분은 만약 원샷 대통합으로 신당이 만들어져, 국민경선을 한다면, 승자가, 대권과 당권, 공천권 모두를 갖자는 제안이었다. 이는 유시민이 평소에 즐겨 쓰던 치킨 게임의 성격으로서, 만약 친노 진영이 대권후보를 배출했을 때, 탈당파든, 민주당파든 모조리 숙청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너희 이래도 한번 통합해서 목숨을 걸고 승부해볼래?”라는 조롱조에 가까웠다.

이러한 유시민의 도발로, 오히려 박상천, 김경재, 조순형, 김영환 등 통합민주당 내 정통파들은 한결 더 편해진 측면이 있다. 이들은 지금껏 대통합의 딴지맨들로 찍혀, 당 내외적으로 심각한 수준의 압박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박상천 대표가 최후로 내놓은 카드가 열린우리당 해체론이었고, 이는 탈당파들 역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유시민이 초강경 승부사적 발언을 해주었기 때문에, 민주당 내 정통파들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개인자격이 아니라 참평포럼 대표 자격으로 통합민주당을 향해, 탄핵과 지역주의에 대해 사과를 해야 대통합에 응할 수 있다고 주장한 이병완의 발언은 폭탄 수준이다.

박상천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재두 부대변인은 즉각, “국민 앞에서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사과요구라니 어이없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마도 박상천 대표나, 김경재 최고위원, 전국을 순회 중인 김영환 후보 측에서 어떠한 형식을로든 반박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은 참여정부를 승계하는 통합신당이라는 점이다. 민주당 정통파의 배제론의 핵심은 국정실패를 떠안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참여정부를 무조건 승계하라는 요구가 있기 때문에, 용서고, 사과고, 당 해체고 뭐고, 일체 받아들일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대통합을 압박하는 당내외 세력에게도 설득력있는 명분이 된다.

손학규와 대통합파, 유시민의 치킨게임 받아들일 용기 있을까

가장 당황할 쪽은 손학규 전 지사를 비롯한 제3지대의 대통합파들이다. 안 그래도 시민사회세력 미래창조연대가 열린우리당과의 당대 당 통합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참여정부를 승계하여 그 안에서 모 아니면 도의 승부를 내자는 유시민의 제안을 미래창조연대나 통합민주당이 받아들긴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이를 수용하기도 부담스럽다. 만약 유시민 방식으로 신당이 창당되어 국민경선을 하게 되면, 무조건 친노세력에게 유리하게 되어있다. 참여정부를 승계하자는 측이 소수라 하더라도, 그런 조건으로 친노세력을 참여시키게 되면, 중간에 배신하고 탈당한 세력들의 발언권은 크게 줄어든다. 시작도 하기 전에 보따리 싸들고 들어온 손학규를 용서하겠다고 공개 석상에서 발언하는 게 유시민이다. 경선 때 어떤일이 벌어질 안 봐도 뻔하지 않을까? 그 상황에서 경선에서 패하게 되면, 총선 때의 공천은 꿈도 꿀 수 없다. 대통합파들이 과연 이런 대모험을 할 만한 배짱이 있을까?

당장 어떤 방식의 대통합을 할지 당론조차 정하지 못한 정세균 열린당 의장의 입장부터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참여정부 승계론을 받자니, 시민사회에 통합민주당의 눈치가 보이고, 만약 이를 부정하면, 정의장부터 탈당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최근 대선출마 여부로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는 조순형 의원은 고건 신당 논란이 나올 때 일찌감치 지적했다. 고건 신당이 정권을 잡으면 그게 정권교체인지, 정권승계인지 분명히 하라고 말이다.

오늘 유시민은 분명히 했다. 유시민과 참평포럼이 참여하는 신당은 정권승계를 목적으로 한다. 그렇다면 정권교체를 목표로하는 민주당 정통파와는 함께 할 수 없다. 그리고 손학규 전 지사부터, 제 3지대의 통합파도 더 이상 말장난으로 얼버무리지 말고, 그들이 짜는 대선구도가 정권교체인지 정권승계인지, 이 입장부터 밝혀야 한다.

그리고, 아마도 오늘 참평포럼이 대권에 대한 결의문을 발표함으로써, 또 다시 선관법 상 사조직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것도 주초부터 논란이 될 듯하다.

다음은 유시민 의원의 강연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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