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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발 속에 30일 일본 방문을 강행한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총통이 일본 기자들에게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의사를 밝히며 논란이 되고 있다.

방일을 허용한 일본 정부에 불만을 표시해 온 중국은 재차 일본 정부를 겨냥했다. 일본 정부도 "개인의 신앙 문제"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리덩후이 전 총통은 이날 나리타(成田)공항 도착에 앞서 기내에서 동행한 기자들에게 "이번이 내 생애 마지막 일본 방문이 될지 모르겠다"며 "나의 형이 야스쿠니(靖國)신사에 모셔져 있다. 동생이 참배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개인적인 자격으로 참배하고 싶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그동안 중국 정부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를 강력 비판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중국 정부를 자극하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중국 정부의 대만사무소측은 즉각 보도관 성명을 내고 "대만 독립세력에 활동 무대를 부여해줘서는 안된다"고 재차 일본 정부를 겨냥했다.

일본 정부도 당혹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리 전 총통이 은밀하게 야스쿠니신사를 방문할 가능성은 있다고 봤지만 이처럼 사전에 공언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리덩후이 전 총통의 야스쿠니신사 방문 의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개인 자격으로 일본에 온 것 아니냐. 개인에게는 당연히 신앙의 자유가 있다. 본인이 판단할 일이다"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리 전 총통의 방일에 따른 중일관계에 대해서는 "영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리 전 총통의 일본내 행보에 따라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그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 전 총통의 방일을 주선한 국제교양대의 나카지마 미네오(中嶋嶺雄) 교수가 이날 경비상의 문제를 들어 "참배는 있을 수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정부측 입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실제 참배가 이뤄질지도 불투명해졌다.

앞서 중국은 리 전 총통을 '대만 독립분자'로 규정하고 지난 2000년 그가 총통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고위 관리의 방일을 전격 취소하거나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리 전 총통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야스쿠니 문제에 대한 비판의 화살을 왜 나에게 겨누는지 모르겠다. 나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며 자신의 형을 참배하려는데 대한 중국 정부의 비판을 반박했다.



(도쿄=연합뉴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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