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불어나면 불어난 만큼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동시에 경제적인 손실도 야기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과도하게 살이 찌면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등에 걸릴 가능성이 늘어나며 이에 따라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각종 편견과 의료비용 상승 등과 같은 숨겨진 금융비용 부담으로 수만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과도하게 살찐 사람들이 비록 정상체중을 가진 사람에 비해 더 많은 식비를 사용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더 많은 의료비와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것이 미국사회의 현실이라는 것.
또한 비만으로 수명이 줄어들면 그 만큼 돈을 적게 벌고 축적할 수 있는 재산도 줄어들 수 있으며 취업은 물론 보수나 승진 면에서도 불리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실제 코널대학의 인간생태학자인 존 컬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정상체중보다 64파운드가 더 나가는 백인 여성은 정상 체중을 가진 사람에 비해 9% 적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살찐 고등학생들의 명문대학 진학률이 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이같은 현상의 이면에는 인종에 대한 편견을 능가하는 비만자에 대한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분석이다.
인종적 편견을 드러내면 곧바로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게으르고 의지가 약하다는 등의 살찐 사람에 대한 편견은 사회적 무관심 속에 비만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오하이오주립대학의 경제학자인 제이 자고르스키 교수는 과체중이 되는 것은 재산축적 면에서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라면서 비만도를 측정하는 체질량지수(BMI)를 통해 비만과 재산과의 상관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자고르스키 교수는 BMI 자료와 노동부 등의 재산통계를 비교분석한 결과, BMI 지수가 1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1천달러의 재산이 줄어들었다면서 전체적으로 볼 때 비만인 사람들은 정상체중을 가진 사람의 절반 정도의 자산 밖에 축적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고르스키 교수는 유산상속에서 있어서도 마른 사람들이 살찐 사람에 비해 더 많은 유산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BMI가 낮은 사람들의 수명이 길고 그 부모도 오래 사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래 살면서 더 많은 재산을 축적했기 때문에 마른 사람들의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 비만자에 비해 더 많은 유산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자고르스키 교수는 또한 체중감량에 성공한 사람들의 재산이 증가하는 현상도 발견됐다면서 베이비붐 세대에 속한 사람의 경우, 과체중에 해당하는 27.5의 BMI 지수를 정상체중을 의미하는 21.7로 낮추면 재산이 4천85달러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BMI를 근거로 미국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9천700만명이 비만상태이며 이 가운데 약 1천만명이 병적인 비만상태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