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보보호 시장에서 '크로스 시큐리티'(Cross Security)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네트워크 보안, PC보안, 암호인증, 웹방화벽 등 그동안 전문영역별로 나뉘어 시장경쟁을 해왔던 업체들이 최근 이기종 보안사업에 앞다퉈 뛰어 들고 있는 것. 이같이 전문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전선을 이루는 통합보안시장 추세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국내 PC보안시장에서만큼은 쟁쟁한 외산업체들을 따돌리고 '지존' 자리를 굳힌 안철수연구소는 이달부터 대대적인 네트워크 보안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 회사는 지난달 말 업계 최초로 8기가급 방화벽 장비 '앱솔루트 방화벽'시리즈를 출시한데 이어 이달에는 통합보안장비인 '트러스가드 UTM'을 내놓을 예정이다.
안철수연구소는 '무료백신' 여파로 PC 보안사업의 정체국면을 타개할 해법으로 '네트워크 보안' 시장 진출을 꿈꿔왔다. 지난해 국산 첫 방화벽 '수호신'을 개발한 김홍선 박사팀이 소속돼 있는 유니포인트 보안사업부문을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네트워크 보안시장은 ▲민수부문에선 외산업체 ▲공공부문에선 윈스테크넷, 시큐아이닷컴, 어울림정보기술 등 이 분야 대표주자들이 시장을 양분해왔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연구소가 PC보안 시장에서 보여줬던 돌파력이 네트워크 보안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안철수연구소는 7, 8일 각각 기자간담회와 고객대상 대규모 세미나를 개최하고, 자사의 네트워크 보안사업 비전과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다.
반대로 네트워크 보안시장의 터줏대감들은 웹보안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침입방지시스템(IPS)시장의 대표주자인 윈스테크넷은 최근 웹사이트 해킹을 방지해주는 웹방화벽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00년 침입탐지시스템(IDS) 사업에 진출한 이 회사는 IDS와 IPS 등 네트워크 보안사업에만 매진해오다 이번에 웹보안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회사측은 웹방화벽 개발을 위한 태크스포스팀을 구성했으며, 기존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세미나도 개최했다.
이 회사의 첫번째 상용제품은 6월중 나올 예정이다. 윈스테크넷 김대연 사장은 "최근 인터넷 해킹사고가 최대 이슈로 대두되면서 하반기부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수요가 예상된다"며 "네트워크 보안시장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기반으로 웹보안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방화벽 기반의 통합보안장비 시장에 주력해온 시큐아이닷컴도 6월 웹방화벽 신제품(시큐아이 NXG W)을 출시하고 관련 시장에 동반 진출한다는 계획이어서, 현재 외산업체와 중소 전문업체들이 혈전을 벌이고 있는 국내 웹방화벽 시장구도에 적잖은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한편, 이니텍과 함께 국내 암호인증시장을 양분해왔던 소프트포럼은 최근 신규사업의 일환으로 PC보안 시장에 진출했다. 이 회사가 최근 출시한 클라이언트 키프로는 키보드 입력단계에서 정보유출을 방지해주는 키보드 보안솔루션으로 이미 우리은행, 대법원, 행정자치부, 네이버 등에 공급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를 계기로 소프트포럼은 키보드 보안솔루션에 안티바이러스와 안티피싱 기능을 결합한 온라인 PC보안 솔루션(클라이언트키퍼)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이 회사 이순형 소프트웨어사업본부장은 "암호인증시장에서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PC보안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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