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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은령기자]#2012년3월3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후 관세가 철폐되면서 길거리에 수입차가 부쩍 늘었다. 지나가는 자동차 10대 중 한대는 미국의 포드나 크라이슬러인 것 같다.

국산 ○○차를 10년째 타고 있는 A씨도 이번 기회에 미국산 차로 바꿔볼까 생각중이다. 디자인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추진력이 마음에 들어서다. 친구 B의 얘기대로 일본 토요타도 괜찮을 것 같다. 관세가 사라지면서 그동안 수입차에 붙었던 거품이 같이 빠졌는지 일본차들도 가격이 많이 내렸단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A씨는 퇴근 길에 잠시 백화점을 들렀다. 구두가 낡아서 새로 하나 장만할까 하는 생각에서다. 구두 뿐 아니라 지갑, 벨트 등 미국산 상품들이 부쩍 늘었다. 유럽 명품만 못 하지만, 고급 상품 중에서 가격이 비교적 합리적이어서 실속파들 사이에서는 인기다.

집에 들어서니 와이프가 투덜댄다. 할인매장에 갔더니 온통 미국산, 중국산 과일과 채소 뿐이란다. 미국산 과일이 인기지만, 와이프는 멀리서 건너온 것이라 약품처리를 하지 않았을까 찜찜하다며 국산을 찾는다. 그런데 요즘은 국산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주말에 멀리 재래시장이라도 가자고 조른다.

한미FTA체결로 상상할 수 있는 변화들이다. 이같이 한미FTA체결은 국내 소비자들의 '싼 가격 다양한 상품'이라는 쇼핑의 즐거움을 키워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반면 경쟁력 없는 국산품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될 수 있다.

자동차 등 공산품 시장이 대표적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산 제품의 평균 관세율은 약 8%로, 부가가치세까지 고려할 때 관세 철폐시 약 10%의 가격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산 차값이 떨어지면서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수입차 가격이 높다는 불만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공업협회는 한미FTA에 따른 관세 철폐로 미국 자동차 빅3 업체인 GM, 포드, 크라이슬러의 국내 가격경쟁력은 7.4% 정도 향상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산 제품들과 경쟁이 강화되면서 국산차의 가격인하도 기대할 수 있다. 토요타와 혼다, 닛산 등 미국내 일본업체 생산차의 가격도 낮아져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관세 철폐로 인한 영향은 수입 완제품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국 의존도가 생산 기계 등 설비, 원자재나 중간재 수입 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내수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입규모가 큰 의약품이나 화장품 등의 가격인하 효과도 볼 수 있다. 대 일본 수입이 많았던 석유화학, 정밀화학 제품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급증할 전망이다.

국산 제품 중 경쟁력 없는 것들은 치열한 경쟁 앞에 설 자리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품질이 떨어지면서 값만 비싼 상품은 이제 시장에서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왔다.

김은령기자 taurus@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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