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의 스튜어트 레비 차관과 대니얼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14일 방코델타아시아(BDA)최종 판정 결과를 발표하면서 몇가지 새로운 사실을 밝힌 반면, BDA에 묶인 북한 자금중 해제 가능 계좌의 규모나 향후 법무부의 조사 여부, 향후 국제 금융기관의 반응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특히 지난해 10월 마카오 당국이 다국적 회계법인인 언스트 앤 영을 고용해 실시한 감사와 관련해 한때 일부 미국 언론 등에 'BDA 무혐의론'이 제기된 것과 관련, 회계 법인의 조사능력의 한계에 따른 것으로 일축했다.
◇ 미법무부 후속 조사는= 미국측이 애국법을 발동해 BDA 규제를 시작한 것은 미 달러화의 위조지폐들이 BDA 계좌를 통해 돈세탁이 됐다는 것과 대량살상무기 거래에 BDA 계좌가 이용됐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중 위폐 문제와 관련, 법무부가 재무부의 조사 결과를 분석해 수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은 영국 북아일랜드의 노동당 당수였던 션 갈랜드가 북한측으로 부터 100만 달러 어치의 100달러 짜리 위폐(슈퍼노트)를 구입, 영국등 여러 나라에 유통시키고 내다 판 혐의로 지난 2005년 5월 기소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법무부의 후속 조치 여부에 대한 질문에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재무부에 물어보라"며 답변을 피했다.
이와관련, 한 소식통은 법무부의 후속 조치 여부는 "북한측의 대응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BDA의 운명은= 재무부는 미국은행들에 대해 BDA와의 거래를 끊도록 확정하면서 이 조치가 30일 이후 발효할 것임을 밝혔다.
레비 차관은 따라서 만일 마카오 당국이 30일 이내 BDA를 장기적인 관리 상태에 두고 개혁 조치를 취할 경우 이 조치에 대해 재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처벌에 관심이 있지 않으며 국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돈세탁 혐의를 받았던 라트비아의 '멀티반카' 은행이 예비 판정후 교정 조치를 취함으로써 최종 판정까지 가지 않은 예를 들었다.
◇ 'BDA 무혐의' 일축=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언스트 앤 영의 회계 감사 결과가 BDA의 무혐의를 뒷받침 하기 보다는 오히려 미국이 지난 2005년 9월 제기했던 혐의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인이 "범죄 조사기관이 아니어서 BDA의 내부 관리상태(internal controls)만을 살펴봤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외교소식통은 "미국측은 일반 회계법인은 접근할 수 없는 BDA의 비밀 장부도 모두 훓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제금융 시장의 향후 반응은=재무부는 이번 조사가 테러 자금 지원, 확산 등 불법 활동을 겨냥한 것이고, 불법 활동에는 결과가 뒤따른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면서, 다른 금융 기관들에게도 좋은 경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측의 향후 조치를 국제 금융기관들이 지켜볼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관련,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 자금의 부분 또는 전액 해제 여부와 상관없이 문제는 향후 국제 금융시장이 북한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레비 차관은 "북한이 국제 금융공동체에 재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이에따라 국제금융 공동체가 북한을 책임있는 파트너로 볼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BDA,수수료 할인하며 北과 거래= 레비 차관은 BDA가 북한측에 거래 편의를 제공하면서 인센티브를 주고 수수료 할인 까지 해줬다고 말했다. BDA는 북한측이 자금의 성격이나 출처를 위장하도록 도왔다는 것.
◇북-미 금융실무회의 'SS' 관리 참여=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미-북한간 금융실무회의에 재무부 산하 비밀조사국(Special Service) 소속 고위 관리 2명이 참석했었다고 밝혔다.
글레이저는 SS 및 재무부 금융 범죄 담당 법률 고문을 거쳐 국제 기구인 자금세탁방지 금융대책기구(FATF)의 미국 대표단장으로 일했던 그 스스로 위폐 문제 전문가이다.
(워싱턴=연합뉴스) n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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