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3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가 주목되고 있다. 출마자들의 공식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정계개편에서 범여권 통합신당 추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지도체제’를 고수하기로 한 민주당은 현재 장상 대표, 박상천 전 대표, 심재권 서울시당위원장, 김경재 전 의원이 공식출마선언을 한 상태. 김영환 전 의원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최대 5파전까지 예상되고 있다. 이번 전대는 통합문제와 맞물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당 내에서는 ‘장상-박상천 양강구도’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본격적으로 전대에 들어설 경우, 구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많아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후보의 세가 유리할 경우, 나머지 후보들 간의 합종연횡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민주당은 향후 진로를 두고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기득권을 버리고 범여권 통합신당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원내의 주장에 대해, 대부분 원외 인사들은 ‘선(先)자강론’으로 맞서고 있다. 이들은 무조건적인 통합이 아닌 민주당의 정통성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대통령 개헌안 제출 시 상황 변화 예고
한편 노 대통령이 ‘4년 연임제 개헌’에 대해 한 치의 물러설 조짐 없이 3월말 발의를 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본격적으로 개헌정국에 들어설 경우, 당 대표 후보들이 어떤 주장을 할지 주목된다. 분열된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이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민주당의 당론은 개헌 자체에는 찬성하돼 시기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가 밝힌 대로, 정부통령제가 제외된 채, 4년 중임제와 대선 총선 시기만 맞추는 개헌안이 발의될 경우, 대통령 궐위 시 후임자 선정에서 모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청와대가 후임자를 국회에서 뽑는 안을 내놓는다면, 개헌안 자체가 문제가 되며, 열린우리당이 심각하게 분열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들 간에 통합론과 독자생존론 논쟁과 맞물리며, 정국의 파란이 예고된다. 민주당 전대에 최대 외부 변수가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강경합 입장을 지닌 후보가 개헌안 부결에 적극적인 반면, 통합론의 후보는 개헌안 찬성 혹은 소극적 반대 쪽의 입장을 보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김홍업 무소속 출마, 민주당 공천 여부
또한 재보선 연합공천도 전대 변수 중 하나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신당을 향한 물밑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4.25 재보선에서 신안무안 지역에 ‘연합공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현재 연합후보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씨와, 추미애 전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김효석 원내대표가 “김홍업 씨가 나오면 민주당은 당연히 후보를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당 내에서는 후보를 내지 말고, 통합신당에 본격적으로 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신중식 의원을 공특위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재보선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한편 원외위원장 사이에서는 “DJ 그늘에서 벗어나야 호남도 살고, 민주당도 살 수 있다”며 김홍업 씨의 공천에 반대하고 있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대에서는 연합공천 문제를 두고 팽팽한 의견대립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갑 전 대표의 원내 의원 탈당 발언 변수
최근 한화갑 전 대표의 입장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강경한 입장으로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주장하던 한 전 대표가 범여권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원외위원장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 27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합과정에서 국회의원 수가 적은 민주당이 주류가 될 수는 없다”며 “통합신당이 민주당의 역사적 정통성과 지지기반을 승계하면 된다”고 말한 것. 그는 “마음만 먹으면 비례대표 의원도 제명 등 절차를 통해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당을 떠날 수 있다”고도 했다. 원내가 뭉쳐 탈당까지 고려해서라도 통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 원외위원장은 “자기가 궁지에 몰리니 최근 동교동계를 만나면서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고 반발하며 “김효석, 이낙연 등 원내 몇몇 의원들과 같이 민주당을 팔아먹으려는 속셈이 아닌가, 자기만 살겠다고 당을 버리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제껏 한 전 대표의 영향력 하에 있던 대의원 및 원외 위원장들의 입장 변화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노대통령의 개헌발의, DJ차남 김홍업씨 출마, 한화갑 전 대표의 태도 변화 등 여러가지 변수들이 잠복해 있고, 원외 인사 중용과 민주당 대권론을 들고 나온 심재권, 김경재 전 의원의 출마로 기존의 양자구도에 어떠한 변화가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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