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환치기 수법으로 3년여간 2천590여억원을 불법 거래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일본 폭력조직 야쿠자가 히로뽕 거래를 위해 환치기를 이용한 사실을 확인,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 외사과는 21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44명을 적발, 국내송금책 정모(57여)씨 등 6명을 구속하고 29명을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달아난 일본 현지 모집총책 이모(42)씨 등 9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또 환치기 계좌 상습이용자 2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지난 2004년 1월부터 최근까지 한국과 일본에 180여개 환치기 계좌를 개설, 송금의뢰자 1만여명으로부터 2천592억원을 받아 이들의 친척 등에게 10만여 차례에 걸쳐 환전해주고 환전액의 0.7%인 18억원을 수수료로 챙긴 혐의다.
조사결과 이들은 일본내 모집책과 현금 운반책, 국내 송금책으로 역할을 분담해 세금을 포탈하려는 무역업자와 일본내 불법체류자 등을 상대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히로뽕 상습투약 혐의로 지난해 3월 구속된 나모(41)씨 등 6명이 일본 야쿠자로부터 히로뽕 1㎏을 구입한 대금중 1천500만원을 환치기 계좌를 통해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보따리상이나 유학생인 현금 운반책들은 1회당 50만원 가량을 챙기고 1천만엔-1억엔을 여행용가방에 숨겨 국내에 들여왔으며 공항에서 전혀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환치기계좌를 통해 마약거래자금이 오간 것은 이례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본에 체류하며 귀국을 거부하고 있는 일본내 모집책 이씨 등 9명에 대해 인터폴을 통해 공조수사를 요청하는 등 강제송환을 추진중이다.
(수원=연합뉴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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