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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학산원숭이 포획 뒤엔 '미남계 작전' 있었다

미남 원숭이의 구애 심리전으로 유인 성공

전남 해남군 일대 가학산 일대에서 등산객을 할퀴는 등 사고뭉치로 악명을 높이다 5년만에 붙잡혀 지난달 고향으로 돌아간 가학산 원숭이 '해남이'의 포획에는 원숭이 사이의 '뜨거운 사랑'이 한 몫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해남이는 지난해 10월 우연히 가학산 관리사무소로 들어왔다가 붙잡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실제로는 일산 테마주주동물원의 네 살배기 수컷 원숭이 '찌루'와 한살배기 아기 원숭이 '일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해남이가 전라남도 영암군의 한 놀이시설을 탈출한 것은 지난 2001년 11월.

해남이는 7㎞ 가량 떨어진 해남군의 가학산으로 들어가 3명의 등산객을 다치게 할 만큼 '사고뭉치'로 악명을 떨쳤다.

해남군과 소방서 등에서는 그물과 마취총을 이용, 생포작전에 나섰지만 영리한 해남이는 그 때마다 '검은 손길'을 눈치채고 번번이 달아났다.

이러기를 5년 해남군청은 결국 지난해 9월 고양시 테마동물원 주주의 원숭이 전문가 박기배(47) 동물운영팀장에게 'SOS'를 요청했다.

'해남이 포획 작전'의 해결사로 나선 박 팀장은 암컷인 해남이가 가학산에서 5년 동안 홀로 있으면서 사랑에 목말라할 것이라고 판단, 테마동물원주주의 최고 미남 원숭이 찌루와 재롱둥이 일구를 전격 투입해 심리전을 펴기로 했다.

그리고 박 팀장은 해남이를 유혹하기 위해 가학산 입구 관리사무소 앞마당에 찌루와 일구를 풀어놓았다.

그러나 해남이는 관리사무소 안마당에서 놀고 있는 찌루와 일구를 보고서도 주변을 맴돌기만 할 뿐 쉽사리 접근하지 않는 등 경계를 풀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해남이는 결국 일주일만에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유혹하는 미남 원숭이 찌루에게 달려들며 사랑에 빠져 버렸다.

해남이는 모성애까지 발동, 아기 원숭이 일구를 마치 자기 새끼인 양 끔찍이 보살펴 줬다.

해남이가 작전에 말려들었다고 판단한 박 팀장은 해남이를 관리사무소 안으로 끌어 들이는 2단계 작전에 돌입, 8대의 폐쇄회로 TV(CCTV)를 설치한 뒤 찌루와 일구를 사무소 안으로 넣었다.

해남이는 한동안 유리창을 통해 찌루와 일구를 만날 뿐 경계하다 또다시 강력한 사랑의 힘에 허물어져 작전 개시 한 달 만인 지난해 10월 11일 사무실 안에 들어왔다 잡히고 말았다.

박 팀장은 "야생 생활을 오랫동안 한 해남이를 산에서 강제로 포획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심리전을 펼쳤다"며 "동물들 사이에서도 역시 사랑의 힘은 위대한 것"이라며 해남이 포획의 1등 공신인 찌루와 일구를 쓰다듬었다.

수년동안 야산에서 생활하면서 야성이 강해진 해남이는 고양 테마동물원주주에서 찌루와 일구의 사랑 속에서 3개월 동안 순치 교육을 받고 지난 1월15일 가학산 우리로 금의환향(?)했다.

(고양=연합뉴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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